간판 없는 보드카페 정체…학교 앞 버젓이 '성매매·키스방'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학교 인근에서 불법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업주와 이를 묵인해 온 건물주 등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풍속범죄수사팀은 지난 9월 26일 광진구 일대 교육환경보호구역 내에 있는 성매매 등 불법업소 4곳을 단속해 관련자 14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성매매처벌법 및 교육환경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으며, 그중 키스방 업주 1명은 구속됐다.

특히 경찰은 4개 업소 중 2개 업소가 위치한 건물의 소유자가 오랜 기간 성매매 업소 운영을 묵인해 온 것으로 보고 성매매알선 장소제공 혐의로 입건했다.

단속된 4곳 중 3곳은 학교 인근에서 '미용 재료 도소매업' 등 사업자로 등록 후 마사지, 발관리 간판을 걸고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한 곳은 '보드카페업'으로 사업자를 등록해 간판 없이 '키스방' 형태로 장사를 했다.

또 그중 한 곳은 11년 넘게 같은 상호로 운영하는 동안 여러 차례 경찰 단속을 받았으며, 도중에 업주가 바뀌면서도 영업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2개 업소는 시설물을 철거해 폐쇄했으며, 나머지 2개 업소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으로 추가 단속을 해 영업이 중단됐다.

경찰이 매 학기 초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청소년 유해업소를 단속한 결과, 최근 2년간 서울 지역에서만 유해업소 227곳이 단속됐다.

단속된 업소 대부분은 마사지업소(74.9%)였으며, 주로 초등학교(59.9%)와 유치원(22%) 주변에 위치했다.

다만 경찰의 단속에도 업소 189곳은 영업을 지속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주가 업소명을 바꿔가며 단속을 회피하고, 건물주는 이를 묵인하는 탓에 단속 후 영업을 재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또 안마시술소와 달리 마사지업은 법률상 규제를 받지 않아 행정처분이 어렵다는 점도 한몫했다.

경찰은 광진구 일대 단속 사례를 서울시 전체로 확대해 3회 이상 단속된 적이 있는 고질적 불법업소 37곳을 폐쇄할 방침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고질적 불법업소 근절을 위해 일시적 영업 중단에서 나아가 시설물 철거 등 완전한 폐쇄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교육청, 구청 등 지자체의 적극적 관심과 협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cym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