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제약 불법 리베이트 혐의 병원 직원·의사 구속…2명은 기각
"증거 인멸 염려"…고려제약 사건 피의자 첫 구속
다른 의사 2명은 영장 기각…"방어권 보장 필요 있어"
-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고려제약 의약품을 사용하는 대가로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는 의사와 병원 직원이 구속됐다. 고려제약 불법 리베이트 사건 관련 피의자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의료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의사 조 모 씨와 병원 직원 정 모 씨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법원은 이날 함께 구속 실질심사를 받은 의사 이 모 씨와 김 모 씨에 대해서는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이 씨에 대해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와 피의자의 주장 내용에 비춰보면 범죄 성립 여부와 범위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불구속 상태에서 충분한 방어 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더해 수사 진행 경과와 수사에 임하는 태도, 피의자의 주거와 직업·사회적 유대관계, 범죄 전력 등을 종합해 보면 현 단계에서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이유를 밝혔다.
김 씨에 대해서도 "범죄 혐의의 소명 정도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 및 이에 대한 다툼의 여지, 피의자의 주장 내용에 비춰보면 불구속 상태에서 충분한 방어 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고려제약 의약품을 쓰는 대가로 판매 대금의 일정 비율을 리베이트로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의사들은 현금이나 골프 접대 등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리베이트 총 규모는 수백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이들은 이날 오후 4시와 4시 30분에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구속 심사를 위해 이날 오후 3시 41분쯤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이들은 '혐의 인정하느냐', '수백명에게 리베이트가 갔다고 하는데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입을 굳게 닫고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앞서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지난달 고려제약 임원과 회계 담당 직원 등 2명에 대해 약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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