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갈 생각 마세요"…퇴근하던 경찰관에 딱 걸린 불법 촬영범

서울 강남경찰서 논현1파출소 김우중 순경…계단 달려 올라가 피의자 검거
김 순경 "요즘 일할 때도 불법촬영 신고 많아…조금이나마 도움 돼 뿌듯"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경찰관이니까 도망갈 생각하지 마세요."

지난 18일 저녁 6시 15분쯤. 퇴근하고 집으로 가는 중이던 서울 강남경찰서 논현1파출소 소속 김우중 순경은 수상한 남성을 목격했다.

20대 남성 A 씨는 휴대전화를 켜고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려고 대기하는 여성의 뒤로 갑자기 달려갔다. 김 순경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성의 뒤로 바짝 붙는 A 씨를 주시했다.

A 씨가 여성의 치마 밑으로 휴대전화를 가까이 대는 모습을 보고 김 순경은 계단을 달려서 올라갔다. 김 순경은 에스컬레이터를 탄 A 씨를 계단으로 따라잡아 그가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김 순경은 A 씨의 손목을 잡고 "영상 찍은 거 봤는데 맞냐"고 물었다. A 씨가 겁을 먹고 도망가려고 하자 김 순경은 바로 제압하고 휴대전화를 뺏었다.

김 순경이 "경찰관이니까 도망갈 생각하지 말라"고 신분을 밝히자, A 씨는 꼬리를 내리며 혐의를 인정했다. A 씨의 휴대전화 사진첩을 보고 불법 촬영 혐의를 확인한 김 순경은 10~15분 정도 A 씨를 붙잡고 있다가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에 인계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A 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경찰은 "지금 휴대전화를 포렌식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A 씨가 불법 촬영한 사진은 10장이 넘었고, 피해를 본 여성은 여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순경은 "요즘 일할 때도 불법 촬영 신고가 많은데 조금이나마 피해 여성이 늘지 않게 도움이 됐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