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 전자충격기' 현장 도입 불발, 국민 혈세 30억원 '줄줄'
작년 7월·11월 최종 검사 탈락…경찰, 계약금 반환 소송 중
한병도 의원 "경찰, 장비 도입 강행해 혈세 낭비…책임져야"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경찰청이 2016년부터 추진했던 한국형(K) 전자충격기 현장 도입이 불발되면서 국민 혈세 약 30억 원이 공중분해 위기에 처했다. 그사이 보유한 테이저건은 절반 이상 노후화되면서 국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K-전자충격기가 지난해 7월과 10월 각각 실시한 최종 납품검사에서 탈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경찰청은 테이저건에 맞아 진압된 대상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이어지자 기존 테이저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K-전자충격기 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2016년 7월부터 총사업비 13억 5000만 원을 투입했다.
4년간 연구개발(R&D)을 마치고 2020년 3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시범 제품 100정을 구입해 6차례 걸쳐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장비 불량률이 90%에 달하는 등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경찰청은 같은 해 11월 7차 전수조사에서 불량률이 '0%'로 단숨에 개선됐다고 밝혔다. 6차 전수조사 4개월 만이었다.
이후 시범 운용을 거쳐 이듬해 11월 개발업체와 30억 원 상당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현장 도입 준비에 나섰다. 당시 K-전자충격기 2755정, 전극침(카트리지) 8만 3300발 구입 과정에서 지급한 선금은 21억 6000만 원, 7억 8300만 원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K-전자충격기는 지난해 두 차례 실시한 최종 납품검사에서 탈락하면서 도입이 불발됐다. 경찰은 선금 29억 4300만 원을 돌려받기 위해 개발업체 측과 소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전자충격기 도입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청이 보유한 테이저건 2대 중 1대가 내용연수 최대 10년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테이저건 노후화 비율은 2022년 처음 50.9%를 기록하며 과반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K-전자충격기 도입 불발로 신형 테이저건이 보급되지 않았는데 당시 노후화율은 57.6%를 기록했다. 올해는 상반기 기준 53.6%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 의원은 "테이저건은 국민과 일선 경찰의 안전과 직결된 주요 물리력"이라며 "과거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의 당시 K-전자충격기 문제점을 반복 제기했는데도 경찰청은 장비 도입을 강행하더니 결국 실패하고 혈세 낭비라는 결과만 남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청은 이에 대한 응당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K-전자충격기 개발 사업을 지속할 것인지 결론짓고 테이저건 안전성 확보를 위한 노후 기기 교체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의원은 2020년·2021년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K-전자충격기 개발 상황을 지적, 2022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 조정소위원회에선 안전성과 효과성이 충분 검증이 되지 않았다면서 추가 검사 후 신규 구매를 추진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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