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사태' 이후 위장수사 4년차…1415명 검거

경찰청, 3년간 총 515건 위장수사·94명 구속…딥페이크 성범죄 등 검거
"텔레그램 범죄 수사에 효과적"…성인 대상 범죄 확대 논의 급물살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1.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텔레그램을 통해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판매하던 10대 남성 2명이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포함해 총 27명이 검거됐다. 이들은 모두 20대 이하였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 과정에서 위장수사 제도를 활용했다. 이를 통해 판매자 A 군의 범죄 수익 1000만 원을 압수할 수 있었다.

#2. B 씨는 올해 2월 엑스(X·옛 트위터)에 '급전 필요하신 분 연락 바랍니다'라는 글을 올려 이를 보고 연락한 C 양(14)과 D 양(17)에게 차용금 담보 명목으로 나체 사진을 전송받아 총 11장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했다. 이후 D 양이 이자를 갚지 않자 나체 사진을 유포하겠다며 협박까지 하다가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B 씨 검거 과정에서 광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도 위장수사를 활용했다.

경찰이 'N번방 사태'를 계기로 마련된 위장수사 제도 4년차를 맞아 그간 1400명 이상을 검거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청은 2021년 9월 24일부터 시행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상 위장수사 제도를 활용해 지난달 31일까지 총 515건의 위장수사를 실시, 1415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구속된 피의자는 94명이다.

위장수사는 텔레그램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보안 메신저를 활용한 범죄에 있어 효과적인 수사 기법으로 평가돼 왔다. 최근 딥페이크 성착취물 문제가 커지면서 현재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로 한정된 위장수사 범위를 성인 대상 범죄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범죄 유형별로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판매·배포'가 400건으로 전체 위장수사 건 중 77.7%에 해당하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알선' 66건(12.8%), '성착취 목적 대화' 21건(4.1%) 순으로 나타났다.

검거 인원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판매·배포' 등이 1030명으로 전체 72.8%를 차지했다. 또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시청' 피의자로 169명(11.9%)을 검거했다.

특히 올해 들어 위장수사는 더욱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위장수사 건수는 123건에서 130건으로 약 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검거 인원은 326명에서 387명으로 약 18.7% 증가했다.

경찰청은 "보안 메신저 활용 등 디지털 성범죄 범행 수법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위장수사 활성화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 근절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