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전사 20대 근로자 유족에 탄원서 요구"…시민단체, 시공사 고발

강동구 천호동 아파트 건설현장서 사고…1시간 넘게 방치
서민위 "'처벌불원' 작성 요구는 강요, 협박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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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혜연 김민수 기자 = 서울 강동구 천호동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20대 남성 작업자가 감전사한 사고와 관련, 시공사와 모기업 임원들이 유족들에게 탄원서 작성을 강요하고 협박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지난 10일 서울경찰청에 이들을 강요와 협박,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12일 오후 4시쯤 강동구 천호동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작업자 김모 씨(23)가 콘크리트 타설 장비 전원을 끄다가 고압 전류에 감전됐다.

당시 현장에는 폐쇄회로(CC)TV가 작동하고 있었지만 김 씨는 쓰러진 채로 1시간 이상 방치됐고, 오후 5시 26분에야 다른 근무자가 발견하면서 119에 신고했다. 심정지로 발견된 김 씨는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서민위는 고발장에서 "시공사 임직원들이 유족들에게 형사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취지의 처벌불원서(탄원서) 작성을 요구한 것은 강요, 협박에 해당한다"며 "(이들은) 사고 당시 2인1조 근무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이유, 김 씨가 1시간 넘게 방치된 이유, 8개월차 근로자 김 씨가 콘크리트 타설 장비 전원을 수동으로 차단하라는 지시를 받고 혼자 작업장으로 올라간 이유 등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방안은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강동경찰서는 현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중심으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