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상사 "가해자 안쓰럽다" 2차 가해

피해자에겐 "동료애가 없는 것 같다"고 발언해
인권위 "사실상 2차 가해" 자체 인권교육 수강 권고

국가인권위원회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에게 가해자를 두둔하는 발언을 하는 등 '2차 가해'한 중간관리자에게 자체 인권 교육을 수강하라고 권고했다.

6일 인권위에 따르면 정신요양시설에서 근무하는 A 씨는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뒤 중간관리자인 B 과장으로부터 2차 가해를 받았다고 인권위에 진정했다.

B 과장은 A 씨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이후 가해 직원이 업무에서 배제되자 A 씨에게 "가해 직원이 회계 업무를 그렇게 좋아했는데 다른 직원들에게 부끄럽고 얼마나 죽을 맛이겠느냐"며 "동료애가 필요하다"는 등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 A 씨에게 "회식 자리에서 가해 직원을 대하는 태도를 유심히 봤는데 동료애를 갖지 않는 것 같다"고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고, A 씨가 퇴사하겠다고 하자 "오늘 혼낸 것 갖고 그러냐, 가해 직원을 많이 아꼈는데 인간적으로 안쓰럽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이충상 소위원장)는 B 과장이 "피해자에 대한 고려 없이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도록 한다거나 가해자를 두둔하는 발언 등을 한 것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는 것을 넘어 사실상 2차 가해에 이르렀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B 과장의 행위가 "피해자 관점에서는 다소 미흡하더라도 고의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자체 인권 교육을 수강할 것을 권고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