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죽음 후폭풍…"반려 폐지 후 고소고발 50% 증가"(종합)

"청장 후보자 임명 후 경무관급 인사"…'외압 의혹' 조병노 대상
경찰청 "티메프 관련 12건 고소·고발 접수…필요시 검찰과 협의"

경찰청 로고 현판 ⓒ News1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박혜연 기자 = 지난해 11월 경찰의 고소·고발 반려 권한이 폐지되면서 경찰에 접수된 고소·고발 건이 1년 사이 5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업무 과부하를 호소하던 경찰 수사관의 죽음이 논란으로 번지면서 고소·고발 반려 폐지 후 경찰 일선에서 크게 늘어난 업무량이 '뇌관'으로 떠올랐다.

경찰청 관계자는 5일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5월 고소·고발 건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했다"며 "현장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주 경찰청 차장을 팀장으로 두고 국장 5명을 포함해 총 20여 명으로 팀을 구성한 뒤 1치 실태조사를 했다"며 "직무 부서와 현장 직원 인터뷰까지 마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2차 회의를 열어 분석 결과를 보고받을 것"이라며 "전반적인 대책이 나오려면 (사망자가 발생한) 경찰서 4곳 외에 치안 수요가 많은 경찰서를 추가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서울 관악경찰서 수사과 소속 송 모 경위(30대)가 극단 선택으로 숨진 후 업무 과중은 경찰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올해 2월 수사과로 발령받은 송 경위는 전임자로부터 50건 이상의 사건을 넘겨받았으며 사망 직전까지 업무 과부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11월 수사기관의 고소·고발장 접수 의무를 명시한 개정 수사준칙(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이 시행되면서 일선 수사관의 처리 사건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반려 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고소·고발장을 접수하면 사건 경중과 관계없이 사실상 피고소인·피고발인을 '피의자'로 입건해 경찰이 수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또 일명 '티메프'라고 불리는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구영배 큐텐 대표 등 경영진에 대한 고소·고발장을 총 12건 접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주로 서울경찰청에 사건이 접수됐고 지방에도 부산, 대구, 경기도에도 일부 (고소장이) 있다.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건) 이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마약 세관 사건 수사가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선 '수사 외압' 영향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 내용 자체가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에 장기간 수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외압에 의해 수사가 늦어진 건 아니다"며 "수사 진행 상황은 문제가 없고 수사팀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재차 외압 의혹에 선을 그었다.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은 지난해 10월 당시 조병노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경무관)이 해당 수사 책임자였던 백해룡 경정에게 연락해 '세관 관련 문구' 삭제를 종용한 것이다. 경찰 안팎에선 조 경무관에 대한 인사 조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내정된 청장 후보자(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이 임명되면 (조 경무관 등) 경무관급 인사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발생한 일본도 살인사건과 관련해선 30대 남성인 피의자를 6일 송치할 예정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mr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