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속도 줄이려 울타리 들이받아"…'시청역 역주행' 수사 결과 발표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경찰 수사 결과 '시청역 역주행 사고' 피의자 차 모 씨(68)가 사고 당시 가속 페달을 최대 99%까지 밟은 것으로 확인됐다. 차씨는 인도로 돌진한 이유에 대해 "울타리에 부딪히면 속도가 줄어들 줄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류재혁 남대문경찰서 서장은 1일 오전 남대문경찰서에서 열린 '시청역 역주행 사고'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류 서장은 "피의자의 주장과는 달리 운전 조작 미숙으로 인한 사고"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와 주변 CCTV 12대 및 블랙박스 4개의 영상자료, 참고인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고 밝혔다.

아래는 이날 브리핑 중 주요 내용.

-조사 과정에서 급발진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있나.

▶피의자는 급발진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했으나 증거물 분석 결과 차량 결함이 확인되지 않았다. 브레이크를 밟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기록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 대신 가속 페달을 99% 수준으로 밟고 있었다는 기록이 확인됐다. 보행자 및 다른 차량과 충돌한 이후에 브레이크를 밟은 것으로 파악된다. 피의자 진술은 본인의 기억에 의존한 것이다.

-사고기록장치(EDR) 기록상 최대 99% 액셀을 밟았다고 했는데, 이 수치는 변동이 없는 건가.

▶사실상 계속 그 수치를 유지했다. 도중에 2번 잠깐 떨어졌다가 다시 수치가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보행자 및 다른 차량과 충돌 이후 브레이크를 밟아 스스로 멈춘 것으로 파악된다. 사고 발생 5초 전부터 사고 발생 시점까지의 EDR 기록에 의한 결과다.

-해당 자료는 믿을 만한 자료인가.

▶가장 중요한 것이 차량 결함 유무였는데 가속 페달과 제동 장치의 유압과 체결 상태 등을 조사해 보니 아무런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또 블랙박스를 통해 확인한 엔진 RPM 소리와 EDR 기록이 일치했다. 신뢰할 만한 자료로 판단된다.

-국과수 감정 결과에 대한 피의자 반응은 어땠나.

▶"브레이크를 계속 밟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일관적으로 하고 있다. 국과수 감정 결과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사고 당시 왜 인도로 돌진했는지에 대한 피의자 진술이 있었나.

▶당시 현장에 보행자 보호용 울타리가 있었다. 그 울타리와 충돌하면 속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하고 방향을 틀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보행자를 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에 있던 보행자와 충돌할 때의 속력은 107km/h로 파악됐다.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보상 기준은 마련되었나.

▶보상은 보험사에서 처리할 문제다. 현재 모든 유족이 피의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합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