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지진에도 칼출근"…정부 '재택근무' 권고 안 먹히는 'K-직장'
자연재해로 정부 권고 있는데도 직장인 10명 중 6명 정상 출근
자연재해 원인 지각 이유로 괴롭힘·불이익 목격한 직장인 16%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직장인 10명 중 6명은 폭염, 태풍 등으로 정부가 재택근무를 권고한 상황에도 사측 요구에 따라 정시 출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 10명 중 1명은 자연재해로 지각을 했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받거나 동료가 불이익을 당하는 걸 목격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난 5월 31일부터 6월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자연재해 상황 출근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 61.4%는 자연재해로 정부가 재택근무, 출퇴근 시각 조정 등을 권고한 상황에도 평소처럼 출근했다고 답했다.
자연재해 상황에서 지각을 이유로 괴롭힘 등 불이익을 경험하거나 동료가 경험한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15.9%를 기록했다. 태풍 등 영향으로 직장이 휴업할 때 개인 연차를 소진하도록 지시하거나, 근로계약서에 비, 눈으로 인한 휴게시간은 근로 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조항을 명목으로 무급 휴가를 강요하는 상담 사례도 매년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갑질119는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현행 근로기준법엔 자연재해에 따른 휴업 관련 별도 규정이 없어 개별 사업장의 단체 협약이나 사업주 재량에 휴무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주희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현행법상 노동관계 법령에 따르면 사용자가 허용하지 않는 한 재난 상황이라도 지각 결근은 근로자의 귀책 사유라 불이익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며 "노동관계법에 기후 유급휴가 제도를 신설하거나 천재지변에 따른 결근을 근로일수에서 제외하는 등 명문화된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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