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직협 "30대 경위 순직 인정해야…동료 더 잃고 싶지 않아"

"수사부서 구인난…경력자 기피에 부수적 행정업무 과다"
관악서 소속 30대 경위 숨진 채 발견…'업무 과중' 호소

ⓒ 뉴스1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서울 관악경찰서 소속 30대 경찰 간부가 업무 과중을 호소하며 숨진 사건과 관련, 경찰 내부에서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22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서울경찰 직장협의회 대표단(이하 대표단)은 전날 경찰 내부망에 '수사 동료의 희생을 기리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수사 부서의 만성 인력난과 지휘부의 실적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 직장협의회는 노조를 대신해 근무환경과 관련한 고충을 협의할 수 있도록 결성된 경찰공무원 단체이다.

대표단은 "경찰은 어느 부서나 마찬가지지만 수사 부서 역시 언제나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고, 수사 경력자들의 기피와 부수적인 행정업무로 수사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초과근무까지도 제대로 지원해 주지 않는 등 그야말로 혹독한 근무 현실이 그들을 더욱 궁지에 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서울청 수사부에서는 예년과 달리 장기 사건(6개월 이상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강도 높은 점검을 시행했다고 한다"며 "열악한 수사 현실을 간과한 무자비한 점검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경찰 내부망에 올라온 서울경찰 직장협의회 대표단 글

대표단은 아울러 지휘부에 △고인에 대한 순직 인정과 △수사 부서 인력 충원 및 근무 여건 개선 △경찰 수사 정책 문제점 해결을 위해 현장 경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 마련을 요구했다.

대표단은 "이번과 같은 동료의 희생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우리는 더 이상 소중한 동료를 잃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8일 서울 관악경찰서 소속 수사 부서에 근무 중인 A 경위가 숨진 채 발견됐다.

A 경위는 30대 초반으로 평소 업무 과중을 주변에 호소했으며, 사망 전 업무 부담으로 인한 고충 등을 이유로 부서 이동을 신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