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청역 사고 운전자 '일방통행 몰랐다' 취지 진술"

"피의자, 지금까지 일관적으로 '차량 결함' 급발진 주장"
"블랙박스엔 사고원인 유추할 수 있는 대화 내용 없어"

류재혁 남대문경찰서 서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시청역 인도 차량돌진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7.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김예원 기자 = 16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교차로 참사' 피의자인 차 모 씨(68)가 사고 당시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정용우 서울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9일 남대문서 4층 소회의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가해 운전자 차 씨가 세종대로가 일방통행인지 몰랐다고 진술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취지로 진술한 내용이 있다"고 답했다.

차 씨가 운전하던 제네시스는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빠져나와 일방통행길인 세종대로를 역주행하다 안전 펜스와 보행자들을 덮친 후 BMW와 쏘나타를 차례로 추돌했다. 이 사고로 시청 직원 2명과 은행 직원 4명, 병원 용역업체 직원 3명이 숨졌다.

류재혁 남대문경찰서장은 차 씨의 역주행 인지 시점엔 "주차장을 나와 일방통행로 진입 시점 정도에 역주행을 인지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로 조사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브레이크를 밟은 시점에 대해선 "피의자는 차가 이상을 느낀 순간부터 브레이크 밟았는데 브레이크가 들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며 "브레이크를 실제로 밟았는지 국과수 감정으로 알 수 있다"고 했다.

차 씨는 1차 구두 면담 때부터 지금까지 일관적으로 '차량이 이상했다'며 경찰에 급발진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주변 12개소의 폐쇄회로(CC)TV 영상과 차량 4대의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한 상태다. 또 국과수, 도로교통공단 등과 합동 현장 조사로 사고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

류 서장은 핵심 증거인 블랙박스에 담긴 차 씨와 아내의 음성 내용에 대해선 "사고 원인을 유추할 수 있는 대화 내용은 없다"며 "'어어어' 등과 같은 당황하는 소리와 의성어만 담겨 있을 뿐이고 일반 대화 내용은 있지만 이는 사적인 대화"라고 답했다.

사고 당시 차량의 최대 속도에 대해서도 "국과수의 공식적인 결과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자세한 지점별 속도 추정치는 분석 결과에 포함돼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류 서장은 피해 차량인 BMW·쏘나타 차량 운전자들의 진술에 대해선 "사고 원인을 추정할 만한 진술은 없었다"라고 했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