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노숙하다 구청 창고 불지른 베트남 이주여성…징역 9개월 실형
법원 "범행 경위에 참작할 사정…재활 의지도 보여"
시어머니와 갈등…이혼 후 노숙, 행인 돈 받아 생활
-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서울 중랑천변에서 노숙하다 구청 창고에 불을 지른 혐의로 구속된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법 11형사부(부장판사 이동식)는 28일 공용건조물 방화 미수와 특수재물손괴 혐의를 받는 현 모 씨(44)에게 징역 9개월을 선고했다.
법원은 "창고를 불태우려 하는 등 범행 대상과 수법을 보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누범기간 중 범행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범행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어 보이고 방화는 바로 진압돼 미수에 그쳤다"며 "피고인이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면서 재활 의지를 보여 생활 여건이 충족되면 건전한 사회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 씨는 지난 3월 26일 중랑천 근처 구청 창고에 있던 기계를 망치로 부수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불은 자재 일부를 태우고 20분 만에 꺼졌으며 인명 피해도 없었다.
현 씨는 지적장애를 앓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했으나 시어머니와 갈등을 겪다 2016년 이혼한 뒤 고시원, 노숙인 쉼터 등을 전전하다 2019년부터 중랑천변에서 노숙해 왔다. 구직활동 등 수급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기초생활수급비조차 받지 못한 현 씨는 5년 동안 행인이 준 돈으로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대문구가 주거와 한국어 공부 등을 지원하겠다고 설득했지만 현 씨는 쉼터 내 괴롭힘 등을 이유로 돌아가고 싶지 않고 아이 근처에 있고 싶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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