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59㎏의 경복궁 낙서배후 '이팀장'…"수갑 강하게 뺀 뒤 도주"

28일 도주 2시간 만에 검거…"손목 얇아 수갑 뺄 수 있었어"
체포 전 5개월간 도피…5월부터 여수 숙박업소에서 여친과 머물러

지난해 12월 10대들에게 경복궁 낙서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이 팀장' A 씨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5.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지난 28일 도주 2시간 만에 붙잡힌 일명 '이 팀장', 경복궁 낙서 배후 강 모 씨(30·남)가 수갑을 강하게 뺀 뒤 도주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별관에서 언론브리핑을 열고 강 씨가 흡연 직후 왼쪽 수갑을 강하게 뽑아낸 뒤 도주했다고 밝혔다. 앞서 강 씨는 지난 28일 오후 1시50분쯤 흡연을 요청한 뒤 경찰서 울타리를 넘어 도주했다. 서울경찰청은 기동순찰대, 형사기동대 등을 동원해 도주 2시간 만인 오후 3시40분쯤 교회에 숨어있던 강 씨를 검거했다.

오규식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2대장은 "강 씨의 양손에서 찰과상과 베인 상처가 나왔다"며 "강 씨가 180㎝에 59㎏으로 굉장히 마른 체형이고 손목도 가늘어 강하게 힘을 줘 (손을) 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 씨는 높은 형량을 예감해 도주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강 씨는 "명백한 증거를 제시받아 부인해도 유죄가 나올 것이 뻔히 예상됐다"며 "최소 12년 선고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도주를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또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경찰의 체포 전 5개월간 도피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오 대장은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강 씨가 여권을 발급받고 해외 출국을 준비하다가 5월부터 전라남도 여수의 한 숙박업소에서 여자친구와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며 "여수로 도주할 때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고속도로를 타지 않았다"고 했다.

강 씨는 2023년 12월 16일 임 모 군(18)과 김 모 양(17)에게 경복궁 영추문 등에 스프레이를 이용해 자신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명이 기재된 약 30m 문구를 낙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 밖에도 강 씨는 불법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며 아동 성 착취물을 유포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5개월 동안 강 씨를 추적해 지난 22일 체포한 뒤 문화재보호법 위반(손상 또는 은닉죄)과 저작권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 유포), 아동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성 착취물 배포) 등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이후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추가 수사를 거쳐 31일 서울중앙지검에 강 씨를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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