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위생에 문제있는 것 아니냐"…때아닌 하루살이 습격 손님 '뚝'
지난 6일 서울 도심서 동양하루살이 첫 출몰…상인들 불편 토로
"작년에도 함박눈처럼 쌓인 사체 겨우 치웠는데…어떻게 퇴치하나"
-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하루살이가 수십 마리씩 가게 문 앞에 붙어 있어서 가게 위생에 문제 있는 게 아니냐며 종종 물어봐요."
서울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 중인 심 모 씨는 "샌드위치와 샐러드같이 신선함이 중요한 음식들을 만드는데 요즘 하루살이들 때문에 가게 앞이 너저분해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줄었다"며 "한강 주변이라 하루살이들이 더 많은 편이다 보니, 문을 열면 하루살이들이 들어올까 환기도 못 시키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때아닌 동양하루살이 출몰로 상인들이 매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도심에서 동양하루살이가 처음 관측된 이후 발광다이오드(LED) 등 불빛을 환하게 밝힌 가게 간판과 외벽에 자주 나타나고 있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한 누리꾼은 "동양하루살이가 등장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어제저녁 가게에 동양하루살이가 등장했다"며 "작년에도 함박눈처럼 쌓인 동양하루살이 사체 치우느라 너무 힘들었는데 징그럽고 손이 많이 가 어떻게 퇴치해야 하나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동양하루살이는 해충은 아니지만 시민들은 불편함은 물론 혐오감까지 든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강과 하천 주변에서 서식하는데, 입이 퇴화해 사람을 물거나 병균을 옮기지 않고 여름이 지나면 대체로 다 사라진다.
다만,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올라가면서 하루살이 출연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어 시민들의 불편은 커지고 있다. 보통 5월 중하순부터 활동하는데 최근 몇 년 동안은 5월 초쯤부터 관측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강이나 하천에 하루살이들을 잡아먹는 물고기들의 개체수가 감소하면서 하루살이 수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다.
서울 성동구에서 무인 프린트 매장을 운영하는 김 모 씨는 "보통 하루에 한 번꼴로 매장 정리를 하고 6월 말 장마 기간에만 하루에 두 번씩 방문하곤 했다"면서 "하지만 지난해 5월 초부터 러브버그, 동양하루살이 같은 벌레들이 프린터기나 종이 사이에도 껴있다고 민원이 많이 들어와 올해는 4월 말부터 하루에 2번씩 가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에서는 동양하루살이 방역기동반을 운영하는 등 동양하루살이 제거 작업에 나섰다. 이들은 또 주민들에게 조명 밝기를 줄이거나 스프레이로 물을 뿌리면 된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상인들은 사실상 어렵다고 난감해한다.
심 씨는 "가게 내부나 간판 불을 어둡게 하면 사람들은 가게가 마감하는 줄 알고 들어오지 않고 지나갈까 봐 시도조차 안 해봤다"며 "물을 뿌려도 바닥에 한가득 쌓이는 사체를 치우는 것도 일이라 그냥 두게 된다"고 말했다.
박현철 부산대 환경생태학과 교수는 "하루살이 출몰 근거지인 한강도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살충제도 뿌릴 수 없고, 불빛을 이용해 짝짓기하는 하루살이 특성상 서울 도심 불빛도 줄이기 어려워 방제가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피해가 큰 자영업자나 주민들을 고려했을 때 약재 방역도 고려할 법도 하다"면서 "일반 농가에서 많이 쓰는 트랩이나 포충망 등을 이용하는 것도 해결 방법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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