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 막아주니 고맙죠"…기동순찰대 50일, 주민·상인 "만족"

범죄 선제 대응 위해 2월 신설…전국서 28대 운영
귀금속 상가서 절도 예방…쪽방촌 주민 안전 주력

16일 서울경찰청 소속 기동순찰대가 인도를 침범한 트럭을 이동 조치 시키고 있다. 2024.4.16/뉴스1 ⓒ News1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절도범이 언제 올지 모르잖아요. 한 번씩 와주니 고맙죠."

서울 종로 귀금속 상가에서 26년간 장사해 온 강병록 씨(70)가 순찰 중인 기동순찰대를 향해 "경찰이 왔다 갔다 하면 절도를 예방할 수 있다"며 웃어 보였다.

강 씨가 언급한 기동순찰대는 서울경찰청 소속 기동순찰1대로 16일 오후 1시부터 탑골공원 주변 순찰을 시작했다.

기동순찰대는 지난 2월 치안 사각지대 범죄 예방 활동에 중점을 두고 신설됐다. 지난해 흉기난동 등 이상 동기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자 범죄 예방 및 선제 대응을 위해 출범했다. 현재 총 28개의 순찰대가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서울에서는 4개 대가 활동하고 있다.

기동순찰1대는 종로3가 귀금속 상가와 돈의동 쪽방촌을 점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날 순찰대 소속 경찰관이 귀금속 가게가 밀집한 건물로 들어가 상점을 둘러보고 상인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공창후 종로귀금속생활안전협의회 회장은 "절도 신고가 많지는 않지만 물건을 사는 척하며 주머니나 우산에 넣는 행위가 많다"며 "기동순찰대가 생겨 대응이 빨라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귀금속 가게와 달리 쪽방촌에서는 주민 안전에 중점을 두었다. 쪽방촌 특성상 사회적 약자가 다수 거주하고 범죄에도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날 방문한 쪽방촌에서도 대문이 활짝 열려 있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범죄 방지를 위해 쪽방촌 골목의 교차로 등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었다. CCTV가 설치된 기둥 밑단에는 비상벨이 있어 위급 상황에 상황실과 소통할 수 있다. 경찰 역시 비상벨을 직접 누르고 "잘 작동하냐"며 상황실과 교신해 보였다.

60대 쪽방촌 주민은 순찰 중인 기동대를 두고 "안심벨 설치도 잘 돼 있다"며 "경찰이 이 집 저 집 자주 보고 다닌다"고 말했다.

50여 년간 쪽방촌에 거주한 이장규 씨(67·남)는 "경찰이 밤에 많이 온다"며 "위생이나 환경 문제가 많아 방범 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거점 이동 중에도 순찰대 업무는 계속됐다. 인도를 비집고 주차한 트럭이 보이자 경찰은 차주의 전화번호를 확인해 이동을 요청했다. 탑골공원 뒤에 자주 오는 할아버지에게는 "건강에 좋지 않으니 오늘은 술 드시지 마라"며 혹시 모를 음주 사고에 대비했다.

김용혁 서울청 기동순찰1대장은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무법천지로 변한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언급하며 "기초 질서를 단속하고 거리가 깨끗해야 범죄 효과가 있다"며 순찰 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성순 경찰청 범죄예방정책과장은 "범죄를 예방하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기동순찰대의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grow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