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억울하다고요, 뭘 잘못 했느냐" 법정서 난동 부린 마약 사범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마약을 소지하고 투약한 여성이 항소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임민성)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 업무방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 모 씨(47)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항소심이 기각되자 이 씨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면서 "전 억울하다고요"라거나 "처벌불원서를 이미 냈습니다"라고 외치며 난동을 피웠다. 법정 밖으로 끌려 나가면서도 이 씨는 "내가 도대체 뭘 잘 못 했느냐"면서 고함을 치기도 했다.

이 씨는 지난 2023년 2월 22일 오전 1시쯤 서울 중랑구의 한 호텔에서 채팅으로 만난 A 씨로부터 받은 향정신성 약품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이 들어 있는 일회용 주사기에 물을 넣어 희석한 후 이를 자신의 손등에 주사해 약 0.05g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 씨는 또 지난 2021년 8월 13일쯤 서울 마포구에서 생수로 희석한 필로폰 0.11mL가량이 들어있는 일회용주사기 1개를 소지한 혐의도 있다.

이외에도 이 씨는 2022년 5월 25일 오후 2시쯤 서울 중랑구 소재의 한 점포에서 직원에게 기존에 구입한 음료와 다른 음료를 리필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직원이 거부하자 욕을 하고 가방으로 계산대에 설치돼 있는 가림막과 매장 외부 전면 유리창을 치는 등 점포 영업을 방해했다.

이 씨는 필로폰 투약 혐의에 대해 "주사기를 눌러서 나온 액체를 담배에 묻혀 피우거나 음료수에 넣어 마시기는 하였으나 손등에 투약을 한 사실은 없고, 해당 액체가 마약인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필로폰 소지 혐의에 대해서도 "호텔 방 테이블에 있던 남성의 물건을 쇼핑백에 담는 과정에서 담기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욕설을 한 사실이 없고, 외부 전면 유리창을 발로 차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사건 범행일로부터 약 2개월 후 피고인으로부터 채취한 모발에서 모두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온 점과 동종 범죄로 이미 두 차례 처벌 받은 전력 등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필로폰 소지 혐의에 대해서 법원은 해당 주사기가 피고인의 쇼핑백에서 발견됐고, 피고인이 주사기의 내용물을 필로폰으로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 피고인이 1심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했음에도 항소심에서 이를 번복해 부인하고 있지만 자백을 번복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