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코인 싸게 팔게"…1억원 뺏어 도주한 10인조 강도 모두 검거

당일 9명 검거…나흘 만에 마지막 주범 1명 검거해 검찰 송치
기획·모집 등 역할 나누고 치밀하게 범행 준비…5명 구속, 5명 불구속

부산에서 검거된 피의자 2명을 경찰이 헬기로 압송하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영상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테더코인 거래를 빙자해 현금 1억 원을 강제로 빼앗고 달아난 10인조 강도 일당이 모두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수강도 혐의로 20대 남성 A 씨 등 5명을 구속 송치, 나머지 일당 5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달 21일 새벽 0시 42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길거리에서 "코인을 시세보다 싸게 판매하겠다"고 피해자를 유인한 뒤 거래대금 1억 원을 받아 세는 척하면서 그대로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일행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 주변에서 피의자들이 탑승한 벤츠 차량을 발견해 3명을 긴급 체포했다.

투싼 차량을 이용해 도주한 4명은 당일 오전 2시 40분쯤 경기 안성시 양성면 양성터널 근처에서 발견, 약 3㎞ 추적한 끝에 검거됐다.

경기 안성시에서 경찰이 피의자 차량을 추격하고 있다.(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영상 갈무리)

경찰의 추적을 피해 부산으로 도주한 다른 일당 2명은 당일 오후 3시 30분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가 체포했다.

경찰은 먼저 체포한 피의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범행의 전모를 계획하고 일당을 모집한 주범 A 씨의 존재를 확인했다. 지난 달 25일 오후 9시 50분쯤 충남 천안에서 A 씨를 붙잡았다.

경찰 수사 결과 A 씨 등 10명은 부산을 근거지로 둔 지인 사이로, 모두 20대 중반에 전과자 출신이었다. 또 일정한 직업이 없었고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강탈한 현금을 역할에 따라 배분하기로 약속한 했고 △범행 기획 △모집 △코인 판매 △현금 강취·도주 △폭행·협박 △차량 운전 등 역할을 지정하고 범행 후 만날 장소까지 미리 정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A 씨와 범행을 공동 기획한 1명을 포함해 모집책, 코인 판매책, 폭행·협박 등 각 역할을 맡은 피의자 5명이 구속됐다.

경찰은 또 피의자들이 차량 등에 숨겨 놓은 피해금 5100여만 원과 피해금으로 구매한 640만 원 상당 금목걸이 등을 압수했다. 추가 공범 여부와 여죄, 나머지 피해금 소재 등을 수사하고 있다.

피의자 차량에서 발견된 현금다발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경찰에 따르면 최근 코인 거래를 미끼로 한 강도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달 13일에도 오후 4시쯤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테더코인을 거래하자며 피해자들을 만나 현금 1억 3400만 원을 강탈하려던 일당 5명이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고 지난 달 21일 전원 구속 송치됐다.

이들 역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코인을 팔겠다"고 피해자들을 유인한 뒤 경찰을 사칭해 불법거래를 운운하며 현금을 빼앗으려고 시도했다가 피해자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오프라인상 코인 거래를 유도한 후 거래를 빙자해 금품을 노리는 범죄가 발생하고 있으니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