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발생 사기 서울에도"…수사 단서 킥스 실시간 공유했더니
리딩방·로맨스스캠·금융범죄 정보 실시간 입력
타 지역 유사 범행 파악…"집중수사 토대 마련"
- 송상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 부산의 A 수사관은 투자리딩방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를 접수하고 업체명과 범행에 이용된 계좌번호 등 단서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에 입력했다. 그러자 불과 1개월 사이 서울은 물론 대구, 광주, 대전 등에서 벌어진 불법 리딩방 사기에도 같은 업체명과 계좌번호가 이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A 수사관은 피해가 크고 빠른 대응이 필요한 만큼 본청에 집중 수사를 요청했다.
투자리딩방, 로맨스스캠(혼인빙자사기) 등 신종 악성사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경찰이 실시간으로 범행 단서를 모아 수사에 활용하는 시스템이 나왔다. 2~3개월마다 증거를 삭제한 후 새로운 업체를 차리는 방식의 불법리딩방 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경찰청은 금융범죄에 악용된 범행 단서를 전국 수사관들에게서 모으는 기능을 킥스에 추가했다.
수사관들은 금융범죄 사건에서 범인이 피해자를 기망한 주요 범행 단서를 사건 접수단계부터 수시로 입력해 다른 수사관과 실시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대상이 되는 금융범죄는 투자리딩방과 로맨스스캠을 비롯해 유사수신·다단계, 자본시장법 위반 범죄, 가상자산특별법 위반 범죄, 불법사금융 등이다.
수사관들은 범인들이 사칭한 업체명은 물론 투자자산·암호화폐 종류, 범행에 활용된 계좌번호·전화번호·인터넷식별번호(IP)·사회관계망서비스(SNS)ID·인터넷주소(URL) 등을 입력해야 한다.
이를 통해 수사관들은 다른 지역에서 유사한 범행이 이뤄지는지 파악하고 본청과 시도청에 집중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기존에는 범행 수단 수집이 경찰청과 시도청이 반기별로 문서파일을 받아 취합하는 수준에 그쳤다. 불법 투자리딩방의 경우 범인들이 2~3개월마다 증거를 삭제한 후 근거지를 옮겨 새 업체를 차리는 경우가 많아 신종 사기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사건 현황을 실시간으로 수집된 범행 단서로 신속하게 파악하겠다"며 "이를 하나의 사건으로 묶어 집중 수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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