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도박 사범 10명 중 3명 청소년…SNS·유튜브로 24시간 '중독'
5개월 특별단속 1050명 검거…청소년만 343명
경찰청장의 5호 공약…형사처분보다 훈방 유도
- 송상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온라인상의 불법도박 단속 결과 10대 사범이 3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지난해 9월 말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에 나서 2월 26일 현재 도박사이트 운영자·행위자 등 1050명을 검거하고 36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붙잡힌 1050명 중 청소년 도박사범은 343명으로 32.7%를 차지했다. 앞서 지난해 3~8월 사이버도박 집중단속에서는 검거된 3155명 중 청소년이 101명으로 3.2%였고 9~11월 특별단속에서는 353명 중 39명(11.0%)이 청소년이었다.
청소년 불법 도박이 단기간에 늘어난 것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24시간 도박 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다리게임, 파워볼, 홀짝, 룰렛게임 등 도박의 형태도 직관적이고 단순해 쉽게 빠져들고 휴대전화로 아무 때나 게임처럼 할 수 있다. 또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청소년의 특성상 친구를 통해 도박의 길로 들어서는 경우도 많다. 이번 단속을 시간 여유가 있는 방학에 했다는 점에서 도박에 빠진 청소년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은 사이버 도박의 불법성에 대한 청소년의 인지가 부족한 만큼 처벌보다 예방·치유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도박 액수가 경미한 경우 선도심사위원회에 회부해 즉결심판을 청구하거나 훈방하도록 장려하기로 했다. 실제 이번 단속에서 검거된 청소년 343명 중 구속영장은 한건도 신청하지 않았다. 청소년을 형사처분하기보다 선도심사위에 회부하면 담당 경찰관은 인사상 가점을 받는다.
도박사이트를 수사할 때는 단서를 확보한 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즉시 통보해 접근을 차단할 계획이다.
학교 소식지나 SNS 등을 통해 도박의 유해성과 경찰 활동을 홍보하고 예방 교육도 강화할 예정이다.
불법 도박 척결은 윤희근 경찰청장의 '국민 체감 약속 5호'이기도 하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 성과도 중요하지만 청소년의 중독을 예방하고 도박에서 빨리 벗어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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