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정지' 강공에도 전공의 요지부동…"밀린 수술만 산더미"
빅5 병원 전임의 이탈 많지 않아…곳곳 의대 실습생 등 보이기도
지방 대학병원 전임의 대부분 임용 포기…수도권도 안심 못 해
- 임윤지 기자,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강승지 기자 = "복귀하려는 분위기는 전혀 아닌 것 같아요. 저희 간호사들은 걱정이 크죠. 중요한 수술도 못 하고 있는데…"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수술실 간호사 A 씨는 "오늘 면허정지 절차 시작된다고 해서 걱정됐는데 다들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면서 "밀린 수술만 지금 산더미"라며 이같이 말했다.
은평구에서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50대 여성도 "면허 정지를 시키겠다고 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여봤자 의사들이 돌아올 것 같지 않다"며 "병원에 교수님들밖에 없던데 어디까지 병원이 버틸 수 있으려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의사들의 힘겨루기가 지속되면서 환자와 간호사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집단사직한 전공의 9000여명에게 지난달 29일까지 의료 현장에 복귀하라는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복지부에 따르면 3·1절 연휴가 지나고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만 7854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2월 계약이 만료되는 전임의들이 계약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탈한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우던 전임의들까지 의료 현장에서 빠진다면 지난달보다 더 극심한 의료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행히 세브란스병원 등 서울 대형병원은 대체로 전임의들이 크게 이탈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병원에서는 다른 병원에 있다가 세브란스병원으로 처음 출근했다는 의사 등도 만날 수 있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의사는 "전반적으로 업무 부담이 는 건 사실이지만, 아직 전임의들이 근무를 이어가고 있어 크게 우려할 만큼은 아니다"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다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업무 부담이 늘어나면서 지방 대학병원 등에서는 벌써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전임의들이 등장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소속 전임의 66명의 계약은 종료됐고, 이날 자로 신규 임용 예정이던 신임 전임의 52명 중 21명이 계약포기 의사를 병원 측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대병원도 이달 신규 채용 예정이던 전임의 14명 중 12명이 임용 포기서를 제출한 상태다.
서울이나 수도권 등도 안심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빅5병원 한 관계자는 "일부 전임의가 사직서를 내거나 계약을 갱신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인턴 대부분도 일을 안 하는 걸로 돼 있어 3월 초 계약 만료 전까지 (남아달라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복지부는 이날 현장점검을 통해 전공의 7854명의 복귀 여부를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행정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업무 미복귀가 확인될 경우 5일부터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 절차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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