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 발언 자제하고 충돌 피했지만…시민들 "가족 아파도 저렇겠나"
의사총궐기대회 1시간 남기고 충돌없이 종료
의대생·학부모도 참석…도로 막혀 불편 초래
- 서상혁 기자, 박혜연 기자,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박혜연 임윤지 기자 =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맞서 의료계가 3일 오후 여의도에서 개최한 집회가 큰 충돌없이 마무리됐다. 주최 측이나 집회 참가자 모두 과격한 행동이나 발언을 삼가면서 비교적 평화롭게 종료됐다.
이날 집회에는 행사장인 여의도 환승센터를 가득 채울만큼 많은 사람이 모였다. 집회를 주최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장처럼 3만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최근 열린 행사에서는 보기 힘들 정도로 참가자가 많았다.
대학 시절 의학을 함께 공부한 동기들이 다같이 참가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OO 의대 01학번 모임' 등 의대 동문회 깃발이 심심찮게 보였고 '의대 OO기' 단톡방을 보고 집결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의료계와 합의없는 의대증원 결사반대" "일방적인 정책 추진 국민건강 위협한다"는 등의 피켓을 들고 있었다.
의사가 아니라 의대생이나 의대생의 학부모로 추정되는 이들도 구호를 외쳤다.
'HEALTHY POLICES, HEALTHY NATION(건강한 정책, 건강한 국가)' 'HEALTHY DOCTORS, HEALTHY NATION(건강한 의사, 건강한 국가)'라고 영어로 표어를 쓰는 사람도 있었다.
집회는 큰 마찰 없이 마무리됐다. 사회자가 처음부터 "언론 등이 악의적으로 편집할 수 있으니 과격한 발언은 하지 말고 국민이 공감할 발언을 해달라"며 참석자들에게 요청했고 참가자들 또한 과격한 행동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고 시민들의 시선이 마냥 고왔던 것은 아니다. 당장 마포대교를 건너려던 차량들이 집회가 열린 여의도 환승센터에서부터 가다서다를 반복해야만 했다.
여의도 공원에서 만난 70대 남성 이모씨는 "근처 교회에 왔다가 너무 시끄러워 나와봤다"며 "자기 가족이 아파도 저러겠는가"라고 말했다. 80대 남성 황모씨는 "결국 밥그릇 챙기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평소 의사를 존중하지만 이러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는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15분 이른 오후 3시43분쯤 종료됐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람도 없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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