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배현진 습격 중학생, 관심받으려 범행…배후 없다"(종합)

"우연히 만나 무의식적 범행…정치 동기 확인 안돼"
포렌식·프로파일러 분석…경찰 "오늘 불구속 송치"

배현진 의원 피습 관련 CCTV 화면. (배현진 의원실 제공) 2024.1.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장성희 기자 = 경찰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공격한 중학생 A 군(15)을 보호 입원 상태로 불구속 송치하기로 했다.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거나 공모한 배후 세력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김동수 서울 강남경찰서장은 28일 "특수상해 혐의로 A 군을 오늘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 군은 1월 25일 오후 5시 12분쯤 강남구 신사동 건물 1층에서 개인 일정을 보고 나오는 배 의원에게 다가가 "배현진 의원이시죠?"라고 물은 후 돌로 머리 부위를 약 15회 가격해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김 서장은 "정치인에 대한 테러로 볼 수 있는 중대 사안이지만 피의자가 혐의를 시인하고 입원해 있으며 관련 증거가 확보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했다"며 "송치 이후에도 검찰과 협력해 관련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 "무의식적으로 범행…계획·공모 정황 없다"

경찰은 범행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A 군을 3회 조사하고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포렌식 했으며 범행 장소와 주거지 인근을 탐문하고 프로파일러 심리 분석도 했다.

김 서장은 "피의자가 연예인 지망생을 보기 위해 현장에 갔다 우연히 배 의원을 만나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범행했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이유는 진술하지 않았다"며 "피의자의 성향과 행적을 보면 언론 등의 관심을 받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원식 강남경찰서 형사2과장은 "A 군이 배 의원을 범행 대상으로 선정했다거나 사전에 계획한 정황과 동기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배 의원도 그날 직접 미용실에 전화해 예약한 뒤 방문했으며 일정을 알거나 공유한 상황이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A 군은 연예인 지망생 B 씨가 해당 건물 식당을 예약한 사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채팅방을 통해 알게 됐다. A 군은 B 씨가 예약한 시점보다 일찍 현장에 도착해 건물을 둘러보고 미용실에 갔다가 배 의원과 마주친 것으로 보인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2024.2.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이재명 집회 참석 안 해…정치 동기도 확인 안 돼"

경찰은 A 군에게 정치적 동기로 볼 만한 정황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박 과장은 "A 군의 범행에 정치적 동기로 볼 만한 것이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지 집회에 참석했다는 보도에는 "경복궁 낙서범을 보기 위해 법원에 갔다가 우연히 조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피습 사건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는 말에는 "이 대표 사건과 연결할 정황이나 물증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평소 A 군이 정치·사회 이슈에 관심이 많았다는 지적에는 "사회적으로 쟁점이 될 만한 상황에 관심을 갖고 검색을 많이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 "범행 도구는 화단에서 주운 돌…평소 소지"

범행에 사용된 명함 크기 콘크리트 재질의 돌은 A 군이 당일 집에서 나오자마자 아파트 단지에서 주운 것으로 확인됐다.

박 과장은 "피의자는 왠지 안정감이 든다는 이유로 평소 돌을 가지고 다녔다고 진술했다"며 "피의자 부모 조사 등에서도 평소 돌을 줍거나 소지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A 군은 평소 돌을 주워 상의 우측 주머니에 넣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으며 배 의원을 발견하고 생각 없이 돌을 꺼내 폭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박 과장은 "A 군이 B 씨를 해치거나 스토킹할 의도가 있었는지"를 묻는 말에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받으러 갔고 범행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A 군이 폭력성을 보였는지 조사했느냐"는 질문에는 "학교 선생님이나 학우 간 관계에서 폭력성이 있었다는 정황이 없었다"며 "학교 문제는 흔히 소통 문제로 볼 수 있을 것 같고 친구마다 받아들이는 게 달라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구체적 정황은 확인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