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보낸 부고 문자에 당했다"…신종 수법에 지난달 560억 털려
택배 오류 문자도 주의…SMS에 포함된 URL '절대 클릭 금지'
악성앱 설치된 휴대폰으로 지인에게 무차별 문자 발송
- 송상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사랑하는 모친께서 별세하셨기에 삼가 알려드립니다"
"[XX택배]송장번호(506********) 주소 불일치로 물품 보관 중입니다"
누구나 속기 쉬운 문자메시지(SMS)를 활용한 새로운 보이스피싱 수법이 등장하면서 피해액이 급증하고 있다.
30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5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대비 78억원(16.1%) 늘어난 것이다. 10월까지 월평균 피해액은 342억원으로 전년대비 28%가량 감소했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피해액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범죄조직들은 택배·부고장·건강보험공단 등 미끼 문자를 대량으로 보내 인터넷주소(URL)를 누르도록 유도한 후 악성 애플리케이션(앱)을 무차별 설치하는 방식을 쓴다.
일단 악성 앱이 설치되면 문자·연락처·사진 등 파일이 모두 빠져나가면서 범인들에게 개인정보가 그대로 노출된다. 이후 피해자의 모든 전화를 가로채고 경찰·검찰·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해 피해자를 속인다. 또 주변인으로부터 고립시키면서 장기간에 걸쳐서 고액을 편취한다.
특히 범인들은 악성 앱이 설치된 휴대전화를 활용해 다른 미끼 문자를 발송한다. 문자 수신자는 지인이 보낸 문자여서 의심 없이 확인하게 되고 기하급수적으로 악성 앱이 퍼지게 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악성 앱은 활용 방법이 무궁무진하므로 누가 보낸 문자이든 절대로 문자 내에 있는 URL을 누르지 말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투자리딩방 사기도 주의를 요청했다. 피해자 모집 단계에서 범인들은 유명인을 사칭하거나 무료 투자 정보 제공 등의 수법을 활용해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문자·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 등의 방법으로 속칭 '미끼'를 던진다.
피해자가 미끼를 물면 공개 채팅방에 참여하도록 한다. 그 방 안에 투자자 수백 명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범인 한두 사람이 대포 계정들과 다중접속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것일 뿐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범인들은 홈페이지·블로그는 물론 유명인을 사칭한 유튜브 홍보 동영상을 만든다. 또한 코스피 지수 등 실시간 데이터와 연동해 보여주는 가짜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을 활용해 피해자 종목만 조작하기 때문에 이런 사실들을 미리 알지 못한다면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이들은 피해자들이 거액을 투자할 수 있도록 소액 투자 시 일부 수익금을 지급하기도 하는데 이는 피해자를 안심시키고 거액을 투자하게 하기 위한 수법일 뿐이다.
경찰은 제도권 금융회사가 아닌 경우 투자를 피하고 원금·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는 무조건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소액 투자 시 수익금과 함께 돌려준 후 거액을 입금하면 수수료 등을 요구하다가 잠적하는 수법을 쓴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의심되는 전화나 문자를 받았을 때 112로 신고하면 통합신고센터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조치와 함께 상담도 받을 수 있다"며 "이번 설 연휴에 가족들과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을 공유해 달라"고 강조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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