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이선균 마주친 이웃…"가끔 인사했는데 최근 표정 어두워"
사망 소식에 이웃 침통… "인사 잘 하셨는데"
-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인사 잘하던 분이었어요. 표정이 좋지 않아 보이더라고요."
27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의 한 주택 앞에서 만난 A씨의 눈가가 붉어졌다. A씨는 이날 오전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이선균씨(48)의 이웃 주민이다. A씨는 "꼭 우리 가족이 무슨 일을 겪은 기분이 들어서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웃들은 하나같이 무거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틀 전 엘리베이터에서 이씨를 마주쳤다는 B씨는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인사하곤 했다"며 "(이씨의)최근 표정이 어두웠다"고 했다. 또 다른 이웃 C씨 역시 "가끔 엘리베이터에서 만나 인사도 나눴다"며 "같이 사는 입장이라 더 놀랐다"고 말했다.
다만 주민들은 이씨의 죽음에 대체로 말을 아꼈다. B씨는 "좋은 일이 아니다 보니 주민들 모두 쉬쉬하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 주택에 사는 아이들이 취재진에 관심을 보이자 주택 관리인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가기도 했다.
이날 경찰은 오전 10시12분쯤 이씨가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를 작성한 뒤 집을 나섰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오전 10시30분쯤 종로구의 한 공원 인근에서 숨진 이씨를 발견했다.
지난 10월부터 이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 왔다. 그는 자신의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된 증거가 유흥업소 여자 실장의 진술뿐이라며 줄곧 혐의를 부인해 왔다.
이씨의 죽음을 두고 수사를 전담한 인청경찰청 마약수사계에서는 무리한 수사가 아니었다며 해명에 나섰다. 마약수사계 관계자는 "3차 조사 당시 극단 선택 징후가 없었고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강압수사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씨의 빈소는 서울대학교 병원에 마련된 상태다. 경찰은 이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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