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부고 문자 클릭 안 돼"…11월 보이스피싱으로 500억 털렸다

20대 피해자 급증 주의…기관사칭한 보이스피싱에 취약
올해 보이스피싱 피해 1만7089건…전년 동기 보다 17% 줄어

(자료=경찰청)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택배·부고 문자를 사칭한 스미싱 등 새로운 수법의 등장으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가 11월 들어 급증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사회생활 경험이 적어 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에 취약해 피해가 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올해 11월 한 달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을 집계한 결과, 1년 내 최대 피해액인 483억원을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달까지 매월 평균 300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하면서 전년 대비 28%가량 감소했던 것과 비교할 때 이번 가파른 피해 급증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1~11월)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1만7089건으로 전년 동기(2만470건)에 비해 17% 줄었다. 같은 기간 피해액은 5147억원에서 3911억원으로 24% 감소했다.

최근 전화금융사기 외에도 택배·부고 문자로 속인 스미싱 등 새로운 수법이 등장하고 있는 데다가 그동안 피해가 감소해 왔던 기관 사칭형, 대출 사기형 피해도 11월에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보이스피싱 피해에는 직업·성별·연령대·학력·경력을 가리지 않는 데다가 교수·변호사·경찰공무원까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로 고령층 피해자가 많을 것이란 인식과 달리 20~30대 피해자도 많다. 올해(1~11월) 보이스피싱 피해를 연령별로 보면 30대부터 70대 이상 연령층은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지만 20대 이하는 6245명에서 8155명으로 31% 늘었다. 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의 경우 20대 남성의 피해가 80%에 육박한다. 사회 경험이 적어 검찰 등으로 가장한 위압적인 전화에 속기 쉽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이에 따라 보이스피싱 주요 수법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범인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미끼 문자를 발송한다. 미끼 문자의 형태는 △신용카드 개설 △해외직구 결제 △택배 도착 알림 △소상공인 지원 △저금리 대출 △청첩장·부고 △고수익 투자상품 소개 등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미끼 문자 내에 있는 인터넷 주소(URL)를 절대로 누르면 안 된다는 점이다.

URL을 눌러 악성 앱에 감염된 휴대전화는 저장된 연락처·사진·파일 등이 모조리 탈취되고 범인은 휴대전화 카메라와 녹음 기능은 물론 위치 파악, 전화 가로채기 등을 활용해 피해자를 완전히 믿도록 만들 수 있다. 특히 카카오톡 친구 추가를 하도록 한 후 가짜 검찰청 공문, 검사 신분증, 구속 영장 등의 사진을 보낸다. 가짜 형사사법포탈(KICS) 링크도 보내 피해자 이름과 사건번호가 검색되도록 하고 실제 검찰에서 근무하는 검사의 이름도 도용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콜센터 범인은 한국인이 많고 특정 사투리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한국인이 아니더라도 시나리오 대본 연습을 거치기 때문에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

경찰은 모든 전화·문자는 범죄 관련성을 의심하고 문자 내 URL은 누르는 것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어려울 땐 반드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다른 전화기로 112에 신고한 후 부모·형제·친구 등과 공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의심되는 전화나 문자를 받았을 때 112로 신고하면 통합신고센터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조치와 함께 상담까지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