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없는 침공"…징집 거부한 '공항 난민' 러시아인들 처우 어떨까

작년 입국 5명, 출국 대기실 머물며 난민 소송 준비
인권위 "별도의 수면·휴식공간 마련" 법무부에 권고

11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13차 전원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2023.9.1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강제 징집 불복을 이유로 부득이하게 한국에 머무는 '공항 난민'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처우를 개선하라고 법무부와 해당 공항에 권고했다

30일 인권위에 따르면 A씨 등 5명은 러시아 국적의 남성으로 명분 없는 침공엔 참여할 수 없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강제 징집을 피해 지난해 국내로 들어왔다.

이들은 한국에서 난민 신청을 했으나 법무부는 '단순 병역 기피자'로 분류해 A씨 등을 난민인정심사에 회부하지 않았다.

그러자 A씨 등은 불복해 3개월 이상 공항 출국 대기실에 체류하며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해당 시설의 주 이용자가 단기체류자인 탓에 장기 체류자의 편의 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인권위는 이들의 권리가 보장되도록 공항 밖에 별도 대기 시설을 설치하고 수면 및 휴식공간 등을 마련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했다.

B공항 등 관계기관에는 시설 확충 전까지 대기 공간을 확장하고 식단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B공항은 A씨 등이 머무는 시설의 경우 송환 예정 외국인이 대기 기간에 숙식 등 기본 편의를 해결하기 위해 조성한 시설로, 이들과 같은 장기체류 외국인이 지내기엔 적절하지 않은 점을 인정했다.

따라서 출국 대기실에서 제공받기 어려운 물품이나 서비스는 공항 여객터미널 내 편의시설을 활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