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주말' 홍대엔 김정은 코스튬 등장…이태원엔 추모 행렬

홍대 유동인구 전년比 절반 줄어…평소 금·토 저녁 수준
이태원 참사 현장 근처 '추모' 분위기…경찰은 대응 촉각

28일 오후 홍대거리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복장으로 코스튬을 한 사람이 등장한 모습 ⓒ 뉴스1 홍유진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홍유진 기자 = 핼러윈 데이를 앞둔 토요일인 28일 오후 8시쯤 서울 홍대 거리에는 주말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다만 지난해 핼러윈 때보다는 적은 평소 금요일·토요일 수준이었다.

홍대에서 3년째 가게를 운영 중인 한 사장님은 "이곳 유동인구가 지난해 핼러인 데이 때와 비교해 체감상 절반가량 준 것 같다"며 "코스튬을 한 사람들도 엄청 줄었다"고 지난해와 다른 홍대 분위기를 전했다.

홍대를 방문한 정모씨(29·남)도 "(안전 문제가 우려됐지만) 홍대가 친구들 사는 곳에서 중간 지점이라서 어쩔 수 없이 이곳으로 잡았다"면서 "생각보다 사람들이 없어서 그나마 다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핼러윈 분위기가 아예 실종된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홍대 곳곳에 '핼러윈 코스튬' 복장을 한 사람들도 하나둘 보였다.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복장으로 코스튬을 한 남성이 홍대 거리 한 복판에 등장하자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김 총비서 복장을 한 사람 주위로 오징어게임 코스튬을 입은 남성, 메이드 복장, 특수부대·경찰특공대 코스튬을 입은 사람들도 가세해 주위를 서성였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신기한듯 쳐다보고 일부 사람들은 사진을 찍기도 했다. 사람이 몰리자 구청 관계자들이 다가와 우려스러운 표정으로 현장을 지켜보기도 했다.

28일 오후 홍대거리 ⓒ 뉴스1 홍유진 기자

홍대 거리에는 경찰과 구청 공무원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오가는 시민들이 뒤엉키지 않도록 펜스를 설치해 통행로를 확보했다. 인파가 몰리지 않도록 호루라기도 불며 통제했다.

이태원은 달랐다. 참사 1주년(29일)을 앞둔 만큼 축제보다는 추모 분위기가 강했다.

이태원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해밀톤 호텔 대형 전광판에는 '10·29 핼러윈 참사의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나왔다.

참사 현장과 가까운 이태원역 1번 출구 근처에는 추모를 위해 방문한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한 시민은 "애도를 표한다"며 골목을 향해 묵념했다.

홍대와 마찬가지로 이태원 곳곳에도 경찰과 공무원들이 배치됐다. 일부 구간에선 시민들보다 경찰이 많이 보일 정도로 인파 관리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분향소가 마련돼있는 서울광장에도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일부 시민들은 분향소 옆에 마련된 추모의 벽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참사 1주기 당일인 29일에는 서울 시내 곳곳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린다.

10.29이태원 참사 1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오후 1주기 추모제가 열린 서울시청 앞 합동분향소에 시민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2023.10.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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