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홍대' 순찰 나선 마포 지킴이들…"안전엔 과잉 대응"

마포 구청장·경찰서장·소방서장 순찰…인파·보행로 관리
핼러윈주간 합동상황실 꾸려…5일간 2850명 투입 예정

핼러윈 데이를 앞둔 27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박강수 마포구청장을 비롯한 경찰관, 소방관들이 도보 순찰을 하고 있다. 정부는 핼러윈 기간 인파 밀집 위험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이태원과 홍대, 명동, 대구 동성로 등 4곳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특히 31일 핼러윈 데이에 앞선 주말인 28~29일에 주요 번화가에 인파가 몰릴 것으로 관측돼 용산구 등 서울 자치구들이 선제 대응에 나섰다. 2023.10.2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핼러윈 데이를 앞둔 27일 오후 8시30분쯤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에 제복과 민방위복을 각각 입은 공무원들이 등장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 임성순 마포경찰서장, 김용근 마포소방서장 등은 이날 1시간여 동안 순찰에 나섰다.

이들이 가장 공들인 부분은 '보행로 관리'였다. 박 구청장은 순찰동안 전동킥보드를 비롯해 입간판, 쓰레기봉투 등이 통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옮길 것을 지시했다.

또 야외 테이블을 두고 영업을 하던 일부 식당에는 "손님들이 실내에서 식사하게끔 협조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 하루 투입 인원만 570명…인파 및 보행로 관리에 초점

마포구청·마포경찰서·마포소방서는 홍대거리 앞에 합동상황실을 꾸렸다. 실시간으로 인파를 관리하고 혹시 모를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서다.

합동상황실에 따르면 이날 투입된 인원만 570여명이다. 마포구청 공무원·경찰·소방·홍대 상인회가 협조해 인파 관리에 나섰다. 마포구청은 "5일동안 2850명의 안전관리 인원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혼잡한 약속장소로 꼽히는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에는 현수막이 걸렸다. 핼러윈 기간동안 9번 출구는 출구로만 사용한다는 내용이다. 마포구청은 지하철을 입구를 이원화해 인파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27일 홍대거리에 일방통행로가 설치됐다. 2023.10.27/뉴스1 ⓒ News1 장성희 기자

홍대 젊음의거리로 올라가는 경사로에는 일방통행을 위한 약 230m의 울타리가 설치됐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우측통행을 했다. 병목현상은 보이지 않았다.

좁은 골목 초입에는 경찰관들이 배치됐다. 이번에 도입된 AI 인파관리시스템에서 사람이 많다고 알리면 골목 앞에서 사람들의 통행을 통제하는 식이다.

일부 횡단보도에서는 천천히 이동하라는 전광판이 설치됐다. 전광판에서는 쉴새 없이 "비켜주세요, 비켜주세요, 위험합니다" 음성이 반복됐다.

시민들은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냈다. 이날 홍대를 찾은 최민규씨(22)는 "지난해 이태원 참사가 있었던 만큼 대비를 잘 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친구들과 함께 온 김창현씨(24) 역시 "경찰과 소방이 통제를 하니 더 안전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킥보드와 자전거 등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며 "내일부터는 전부 화물차를 동원해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불법 증축 건물을 대상으로 사람 보행에 문제가 있는 부분은 통보를 통해 시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임 서장은 "지난해 핼러윈 때는 토요일 8시까지 인파가 제일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태원으로 가던 인파가 홍대로 몰릴 것으로 생각하고 인원을 배치해 관리한다"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당분간 순찰을 지속하고 새벽 3시까지 안전 문제를 확인할 것"이라며 "안전엔 과잉 대응이라도 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입장을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grow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