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근인력 2900명 빼 치안현장 보낸다…우범지대에 '기동순찰대' 배치

[경찰 조직재편]시도청·경찰서 중심 감축…지구대 아닌 시도청 산하 배치
유흥업소 주변 '형사기동대' 1300명 투입…9000명 치안인력 확보 계획

23일 오전 서울 관악구 목골산 둘레길을 경찰이 순찰하고 있다. 2023.8.2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경찰이 관리업무 위주의 부서들을 통폐합해 확보한 내근 인력 2900명을 치안 현장으로 배치한다. 이들은 새로 도입되는 시도청 산하 기동순찰대로 이동해 다중밀집 장소나 공원·둘레길 등의 예방 순찰을 담당한다. 또한 강력팀 소속 1300명은 유흥업소 주변 등에서 범죄예방 활동을 벌이는 형사기동대로 전환 배치된다. 경찰은 이들을 포함해 9000명 이상의 순찰 인력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청은 18일 오후 이같은 내용은 담은 조직재편안을 발표했다.

◇시도청 1300명 ·경찰서 1500명 등 2900명 등 내근인력, 치안 현장으로

경찰은 우선 현장 치안력 강화를 위해 관리업무 위주의 부서들을 통폐합한다.

본청의 경우 생활안전국과 교통국을 합쳐 생활안전교통국으로 재편하고 사이버수사국과 과학수사관리관은 각각 수사국과 형사국으로 통합된다. 공공안녕정보국은 1개과를 폐지해 3개과를 중심으로 치안정보국으로 재편하고, 외사국도 1개과를 폐지해 2개과가 국제협력 기능을 전담하는 국제협력관 체제로 개편된다. 본청에선 100여명이 감축된다.

시도청도 본청의 조직 개편에 따라 기구를 축소하고 중복 업무를 통합해 총 28개과를 줄인다. 또한 경찰관기동대 등 직할부대의 행정인력과 일선 경찰서에 비해 업무량이 적은 부서의 인력을 감축하는 등 총 13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해 현장으로 재배치한다.

전국 340여개 경찰서는 내근 부서 근무자들의 업무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을 고려해 소규모로 운영되던 부서 등을 통폐합하기로 했다. 과장·계장 등 중간관리 인력 위주로 1500여명을 감축해 현장 대응 인력으로 전환한다.

정보기능은 시도청에서 통합해 광역단위 정보활동 체제로 운영하고, 인력도 줄인다. 중복으로 수행돼 왔던 외사경찰 업무는 안보수사·정보 기능 등으로 이관한다.

‘묻지마 칼부림’ 사건 발생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흉기 난동’ 장소로 지목된 서울 대치동의 한 학원에서 경찰관이 순찰을 하고 있다. 2023.8.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우범지대 도는 기동순찰대 2600명 …강력팀 일부 인원 '형사기동대' 배치

이렇게 확보한 2900명 중 2600명은 시도청 범죄예방대응과 산하 기동순찰대에 편입된다. 28개대로 구성되는 기동순찰대는 전시도청에 설치되며 △다중밀집장소 △공원·둘레길 등 범죄 취약지에 집중적으로 배치해 예방 순찰 활동을 벌인다. 형사기동대는 과거 2004년에 운영됐다가 차츰 사라져 전국에서 6개 정도만 남은 조직이지만 이번에 대대적으로 부활했다.

형사들도 대거 범죄 예방 활동에 투입된다. 시도청과 경찰서 강력팀 일부 인력을 전환해 전 시도 (세종·제주 제외) 산하에 권역별 형사기동대(16개대·1300여명)를 만든다. 형사기동대는 그간 사후 검거·수사 위주로 운영됐지만 앞으론 예방 형사 활동 비중을 높일 예정이다. 유흥업소 주변 등 우범지역에 다수 인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범죄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조직범죄·집단범죄 등에도 강력히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형사기동대 역시 과거 운영됐다가 지금은 사라진 조직이다.

이 외에도 중심지역관서 등 지역경찰 운영개선으로 순찰인력 3200명을 확보하고, 경찰관기동대의 순찰 활용 등을 통해 총 9000여명 이상의 실제 순찰 인력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조직재편 준비 상황이 알려졌을 당시만 해도 내근인력을 빼서 지구대 ·파출소로 배치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었다. 하지만 약 2043개 7213개팀으로 운영되고 있는 전국의 지구대·파출소에 2900여명을 전부 배치한다고 하더라도 팀당 0.4명이 배치되는 수준에 그치게 된다. 이에 실질적인 치안 효과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고 판단, 시도청 산하에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2023.8.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인력 재배치 더 늘 수 있어…경찰청장 "경찰조직, 본질적 치안 업무 중심으로 재편"

경찰은 신상정보등록대상자 관리와 같이 범죄예방을 위한 분야의 인력도 보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경찰청은 자율방범대·지자체 등과의 협력 치안을 활성화해 현장 치안력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수사연수원장을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상향하고 교수요원을 증원하는 등 수사 교육 수준도 높여가기로 했다.

이번 재편안으로 작지 않은 규모의 조직과 인력에 변화가 뒤따르게 된다. 이에 경찰청은 국무회의 등을 거쳐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를 신속히 개정하고 미뤄진 경무관 이상 인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향후 하위법령·사무분장 개정 과정에서 시도청·경찰서에 대한 직무분석을 통해 추가적인 재배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어서 인력 재배치 규모는 발표안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은 경찰조직을 범죄예방과 대응이라는 본질적 치안 업무 중심으로 재편하고 현장의 대응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며 "이번 조직개편으로 경찰조직의 범죄예방·대응 기능이 강화되면서 국민 일상의 평온을 지켜가는데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