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 살인' 조선, 서현역 사건 이후 진술 번복 '스토킹 망상' 때문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신림 흉기난동 살인' 사건 피고인 조선(33)이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발생 이후부터 스토킹 피해망상 때문이라고 진술을 번복한 사실이 법정에서 처음 밝혀졌다. 그는 초기 수사 단계부터 줄곧 또래 남성들에 대한 열등감에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일관되게 진술해왔다.

검찰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부장판사 조승우 방윤섭 김현순) 심리로 열린 살인·살인미수·절도·사기 및 모욕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의 공판에서 "유사 범행인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이 스토킹 망상 때문에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한 직후인 5회 피의자 조사 때부턴 진술을 번복해 스토킹 집단이 자신을 미행하고 죽이려고 해 범행하게 됐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진술 번복 시기가 서현역 사건 발생 시기와 근접해 있으며 조씨가 외부 상황을 파악하며 진술을 바꾸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또 "1~3회 조사에서는 조씨가 '잘생긴 사람, 키 큰 사람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나는 또래 남성들보다 키도 작고, 어깨도 좁다'는 등 열등감을 표출하고 있다"며 "각종 심리 분석결과 공통된 점을 간추려 조씨의 상태를 분석해 봤을 때 열등감에 의한 분노를 사회나 타인에게 전가시키고 이게 급작스러운 분노 폭발 행위로 번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에서 조씨 측 변호인은 다시 한 번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계획 살인 혐의에 대해서 부인했다.

변호인은 "조씨가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살인·살인미수) 자체를 한 사실은 모두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상해를 입힐 고의는 있어도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지난 7월2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무차별로 흉기를 휘둘러 남성 A씨(22)를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에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범행을 위해 택시를 2번 무임승차했고 흉기 2개를 훔친 혐의도 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