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순경 공채시 '수사경찰' 따로 뽑는다…인력난 해소 카드

국수본, 하반기 수사 경찰 별도 채용 추진…공채 부문 4~5개로 확대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수사 이탈 심화…"수사 자긍심 높일 것"

16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중앙경찰학교 311기 졸업식을 마친 신임 경찰관들이 힘찬 출발을 외치며 엄지척을 하고 있다.2023.2.16/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16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중앙경찰학교 311기 졸업식을 마친 신임 경찰관들이 힘찬 출발을 외치며 엄지척을 하고 있다.2023.2.16/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경찰이 순경 공채 시에 수사경찰을 따로 뽑는 방안을 추진한다. 수사 엑소더스(탈출)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 분야에 사명감이 있는 인재들을 별도로 키워 인재풀을 확보하고 전문성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경찰공무원 순경 공채 시험에서 수사경찰을 분리해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년에 두 번 실시되는 순경 공채에서 '수사경찰' 부문을 따로 두고 지원자를 모집하겠다는 것이다.

국수본은 최근 진행 중인 '수사경찰 리뉴얼' 회의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추진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이르면 내년 순경 공채 때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현재 남성, 여성, 101경비단 등 3개로 나누어진 지원 부문이 앞으론 4개, 남녀를 구분해 채용 시 5개로 늘어나게 된다.

수사경찰은 중앙경찰학교 입교 후 일정 기간 다른 예비 순경들과 공통 교육을 받은 뒤 별도로 수사 관련 교육을 듣고 현장에 배치된다.

국수본이 수사경찰을 별도로 뽑는 이유는 수사 분야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이 맡는 수사 업무가 급증하면서 수사 부서 기피 현상이 뚜렷해졌고 국수본 내부의 시한폭탄처럼 여겨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수사 부서에 근무하기 위한 일종의 자격인 '수사 경과' 취득자 수는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통과된 2020년 5020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879명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기간 수사 경과 해제자는 1179명에서 1629명으로 늘었다.

이에 국수본은 올해 수사 인력 1000명을 증원하고, 사건수사비 증액, 통합수사팀 운영, 특별승진 확대 등의 당근책을 내놨다. 실제로 우종수 국수본부장은 취임사에서 "이번 상반기 인사 때 비수사부서로의 이탈 현상이 감소했다"며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에 대한 관심과 사명감이 있는 인재들을 따로 선발해 키우는 것이 수사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 장기적으로 필요한 과제라고 보고 있다.

이미 대통령 집무실 주변을 경비하는 서울경찰청 소속 101단은 순경 공채 시 별도 부문으로 선발이 진행된다. 101단의 경우 필기시험보다는 체력 시험의 비중이 크고, 경찰학교 입교 후에도 30주간의 신임 순경 양성 교육 외에 경호 교육이 5주간 따로 진행된다. 그 결과 업무에 대한 자긍심이 높아져 현장에 배치된 이후에도 이탈률이 높지 않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부터 수사에 대한 사명감이 있는 인재들을 뽑아 장기적으로 키우는 것이 수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수사 인력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수사를 떠나지 않도록 인센티브(특전)를 줄 방안도 함께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