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첫 실형 선고에 시민단체 "의미있지만 형량 아쉬워"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한국제강 대표 A씨가 법정 구속된데 대해 시민단체들이 '법 시행 후 첫 실형 선고'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판결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검찰 구형 보다 낮은 형량이 선고된 점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1부(강지웅 부장판사)는 26일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국제강 대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해 시행된 이후 원청 대표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영국 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는 이날 판결 직후 뉴스1과 통화에서 "그동안 벌금이나 집행유예로 거의 법의 효과와 엄정함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이번에 법원의) 실형 선고와 법정 구속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1년 이상으로 돼 있는데 최하형인 1년을 선고했다"면서 "위반 정도에 비해 상당히 낮은 형을 선고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권남표 직장갑질 119 노무사도 "실형 선고에 의미가 있다"면서도 "좀 더 강한 처벌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과거에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징역 1년이 나온 사례들이 있었다"면서 "좀 더 (중대재해처벌법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엄격한 법 집행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국장 역시 "계속 사고가 빈번했던 회사고, 개선이 없었던 회사라서 (대표의) 구속이 의미가 있다"면서도 "정부가 오히려 중대재해처벌법을 완화시키려고 하는 상황이고, 과도한 형벌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다보니 처벌 수위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1부 사망한 근로자가 소속된 하청업체 대표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한국제강 법인에도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한국제강 공장에서 설비 보수를 하는 협력업체 소속 60대 노동자가 무게 1.2톤짜리 방열판에 깔려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안전보건 조치의무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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