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vs '협의'…철도노조-코레일 시각차

'수서발 KTX' 등 요구사항 두고 노사 인식 갈려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전국철도노조 파업 18일째인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코레일 서울본부에서 철도노조 측 김재길 정책실장(왼쪽), 이용우 한국철도공사 인사노무실장을 비롯한 노사관계자들이 두번째 실무교섭을 시작하고 있다. 2013.12.2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figure>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전국철도노동조합이 26일 오후 4시15분부터 서울 중구 코레일 서울본부에서 다시 만난 가운데 이날 협의의 성격에 대해 다른 표현을 쓰며 기존의 입장 차이를 재확인하고 있다.

이날 코레일과 철도노조가 만난 건 지난 9일 파업에 돌입한 지 18일째며 지난 13일 열린 첫 실무교섭이 결렬된 지는 13일 만이다.

협의에는 코레일 이용우 인사노무실장 등 사측 관계자 3명과 김재길 정책실장 등 노조 측 관계자 3명이 각각 참석했다.

협의가 시작되기에 앞서 만난 양측은 이날 자리의 성격을 두고 철도노조 측은 '실무교섭'이라고 표현한 반면, 코레일은 시작 전 기자들 앞에서 '실무현안협의'라는 표현을 써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철도노조는 ▲수서발 KTX 별도 주식회사 설립 결정 철회 ▲수서발 KTX 주식회사 면허 발급 중단 ▲국회 교통위 산하 철도발전을 위한 소위 구성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 ▲고소고발과 직위해제 등 노동탄압 중단 등 5대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사측은 이와 같은 요구사항들이 관련법상 교섭 대상인 근로조건이 아니라는 이유로 철도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한 바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노조법상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근로조건에 관한 것에 한정한다"며 "(노조의 요구인)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 결정 철회' 등은 사측에서 보기에 교섭 대상이 아니지만 노조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로 '현안협의'라는 말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는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도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파업을 하고 있으니 교섭이라고 보는 듯하다"며 "서로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만나자고 한 데에 의미가 있는 것이지 모여놓고도 단어로 갈등 빚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철도노조는 자리에 앞서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에서도 '실무교섭'이라고 밝히는 등 의미를 달리 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사측에서는 교섭을 하자고 연락을 해왔다"며 "사측이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 등 교섭할 내용에 대해 따로 공지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22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강제진입에 따른 지도부 피신과 28일 민주노총 총파업 조직 예고 등 철도노조 파업이 장기화 양상을 띄고 있는 가운데 이날 협의가 이번 사태 해결에 중요한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hm334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