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러 와놓고 왜 쉬어?"…언니에게 집안일 하루 1만원 제안한 여동생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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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이기적인 여동생 때문에 너무 속상하다는 60대 여성의 사연이 이목을 끌고 있다.

1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 씨는 2년 전 암 수술을 받고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집안 형편 때문에 학교를 못 다녀서 이제야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런 와중에 여동생이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아 집에서 치료받고 있다. A 씨는 방학 중에 열흘 정도 여유가 생겨 동생을 돌봐주기로 했다. 조카가 이동을 도와주기로 했고, 오전 7시에 갔다가 오후 9시에 돌아오기로 했다.

A 씨는 여동생의 식사와 집 안 청소를 비롯해 목욕까지 도맡았다. 사야 할 게 있을 때도 자기 돈을 썼다.

그런데 갑자기 동생은 "하루에 1만 원씩 줄 테니까 집안일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동생은 "한 달이면 30만 원이니까 괜찮지 않냐"고 했고 말했다.

A 씨는 "저는 당연히 대가를 바라지 않고 동생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간 거여서 황당했지만 '돈 벌러 온 거 아니야. 신경 쓰지 마'하고 말았다"라고 전했다.

다음 날 집안일을 도우러 온 A 씨가 소파에 앉아 있자 동생은 "돈 벌러 와놓고 왜 앉아 있어?"라고 물었다. 심지어 제부 앞에서 "왜 이제 와서 공부한다는 거야"라는 말까지 했다.

A 씨는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막히더라. 학교 다닐 시간에 자기를 돌봐달라는 거다. 동생네는 제부가 사업을 하고 있어서 금전적으로 여유롭다. 아무리 아프다고 해도 이건 정도를 넘어섰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제가 예민한 거냐"라고 물었다.

양지열 변호사는 "아픈 사람 심정을 좀 알아야 한다. 그냥 아픈 게 아니라 폐암 말기 아닌가. 언니도 2년 전에 암 수술받고 경과를 지켜보고 그랬다면 더더욱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저도 10여 년쯤 전에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셨을 때 그때는 좀 서운하고 야속하고 도대체 왜 이러나 싶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다 이해가 되는 거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박지훈 변호사도 "폐암 말기면 생존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 않다. 매우 날카롭고 예민하다. 그런 것들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이럴 수 있다. 잘못된 건 분명히 있지만 이런 특수한 상황에서는 조금 이해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반면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언니도 사실은 몸이 아프고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공부하는 건 평생 한이 됐기 때문에 본인에게 소중한 걸 하고 계시는 거다. (동생이) 예민하고 아파서 하소연하듯이 하는 걸 수도 있지만 언니를 너무 배려 안 했다.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털어놨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