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져 빵 먹었다 맞아 갈비뼈 골절"…70대 당뇨 환자 폭행한 보호사 [영상]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전남 목포의 한 병원에서 20대 보호사가 70대 환자를 폭행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환자의 보호자는 "제압했을 뿐"이라며 사과하지 않는 보호사를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 9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의 아버지 A 씨가 지난해 11월 28일 이 병원 보호사에게 폭행당해 갈비뼈가 골절됐다.

앞서 A 씨는 조울증·치매·당뇨를 앓아 해당 병원에서 8년간 입·퇴원 치료를 받다 최근에는 폐쇄병동에서 지내게 됐다. 이 병동에서는 공중전화로만 가족과 연락할 수 있다.

제보자는 지난해 말 아버지 A 씨로부터 전화가 왔지만 아무 말 없이 계속 끊기는 상황이 반복됐다며 "좀 이상했지만 워낙 오래 있었던 병원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다 겨우 통화에 성공했는데, 아버지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고.

통화에서 A 씨는 "발로 가슴을 차서 사흘이 지났는데 아파 죽겠다. 잘못이 없다", "주먹으로 얼굴 때리고 목 조르고 가슴이 지금도 많이 아프다", "팔하고 발 묶어서 감옥에다 넣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빵 조금 먹었다고 폭행당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병원 복도 CCTV에는 보호사가 A 씨 병실에 들어간 뒤, 무슨 일이 일어난 듯 근처에 있던 환자들이 그의 병실로 우르르 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보호사는 A 씨를 복도로 끌고 나왔고 집중 관리실에 끌고 가 약 1시간 동안 결박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베개로 A 씨를 내리치는 등 2차 폭행을 이어 나갔는데, 이 장면 역시 CCTV에 담겼다. 이 폭행으로 A 씨는 갈비뼈 고통을 호소했지만, 병원에서는 진단해 주지 않고 더군다나 전화할 수 없게 공중전화 카드도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 씨는 사건 발생 후 엿새가 지나고 나서야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릴 수 있었다. 그는 "당뇨를 앓는 만큼 제지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 같은데, 병원에서 죽만 주는 바람에 너무 허기져서 빵을 먹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제보자는 병원 측이 폭행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보호사가 A 씨를 폭행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징계위원회까지 열었다고 자백했다.

그러나 문제의 보호사는 제보자와 A 씨가 통화하기 전인 지난달 2일 사직서를 쓰고 퇴사했다. 다만 징계로 퇴사한 것은 아니라고 알려졌다.

특히 병원 측은 A 씨의 갈비뼈가 골절된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A 씨는 갈비뼈 7·8·9번을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제보자는 아버지의 상태를 제때 알리지 않은 병원 측에 대해 의료법 위반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그러자 병원 측은 노인 전문 보호기관에 이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기관은 목격자 증언을 받고 폭행 정황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제보자에게 전했다고 한다.

병원 원장은 대부분의 사실을 인정하면서 "가해자에 대해선 옹호할 마음이 없다. 환자 주치의로서 조그마한 사건이라도 보호자들에게 다 말씀드리는 게 원칙인데 그 부분을 인지 못 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보호사는 경위서에 "제압하기 위해서 무릎으로 눌렀을 뿐이다. 잘못한 게 없으니 반성할 필요도, 사과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A 씨는 "현재까지 어떠한 (사과) 연락도 받지 못했다. 보호사를 폭행죄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분노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