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때 시끄럽더니, 건진법사 법당 몰랐다"…주민들 '당혹'

검찰, 전날 건진법사 전성배 씨 체포…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대부분 일반 주택으로 생각"…30년 이웃 주민 "깃대 수상했다"

ⓒ 뉴스1 김종훈 기자

"지난 대선 때 한바탕 시끄러웠어요. 뉴스에서만 보다가, 어제는 체포됐더라고요."

(서울=뉴스1) 남해인 김종훈 기자 = 정치인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검찰이 체포한 다음 날인 18일 오후 3시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전 씨 법당 인근에서 근무하는 회사원 A 씨의 말이다.

그는 "평소 근처 사람들과는 왕래가 없었다"며 "법당이 아니라 일반 주택인 줄만 알았다"고 말했다.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 씨는 과거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도 활동하며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김건희 여사와도 지인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당시 전 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을 과시하면서 이권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전 씨 법당 건물은 외부에선 한눈에 법당인 걸 알아채기 어려운 단독주택 형태였다. 주변을 담장이 둘러싸고 있는 구조여서 내부 모습은 노출되지 않았다.

전 씨 법당 인근에서 지내온 회사원들과 주민들은 대부분 전 씨가 사용해 온 건물이 법당인 줄 전혀 몰랐다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인근에서 2년 이상 근무했다는 회사원 B 씨는 "법당이라는 건물 근처에서 한 번도 사람 구경을 못 했다. '전 씨가 비밀스럽게 다닌다', '정상적인 집은 아닌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한 주민은 전 씨의 법당을 두고 "법당이 전혀 아니다"고 강하게 부정하며 "아무도 없는데 거짓말하지 말고 돌아가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전 씨 법당 인근에 30년째 살고 있다는 한 주민만이 그동안 전 씨 법당에 꽂혀 있던 '깃대'가 수상했다고 말했다. 60대 남성 김 모 씨는 "그림은 없었고 회색의 이상한 깃대가 매일 365일 꽂혀있었다. 당연히 지금도 있을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없다"고 했다.

서울남부지검 가장자산범죄합수단(단장 박건욱)은 전날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전 씨를 체포하고, 서울 서초구 주거지와 이곳 법당을 압수수색 했다. 이어 18일 전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