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했어" 계엄군에 박수…군인권센터 "그들도 처벌 대상, 미담화 안돼"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 관련 중요 제보를 공개하고 있다. 이날 군인권센터는 육군에서 들어온 제보에 따르면 2차 비상계엄 정황이 포착되었다고 밝혔다. (공동취재) 2024.1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 관련 중요 제보를 공개하고 있다. 이날 군인권센터는 육군에서 들어온 제보에 따르면 2차 비상계엄 정황이 포착되었다고 밝혔다. (공동취재) 2024.1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투입된 무장 계엄군이 시민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시민을 안아준 영상이 화제를 모으자 군인권센터가 "미담처럼 소비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군인권센터는 6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사무실에서 '계엄 관련 중요 제보 공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국회 경내에 출동해서 국회의원을 체포하려고 물리력을 행사한 공수부대 요원들은 처벌 대상이다. 군사경찰특임대도 마찬가지로 형법상 내란죄 공범이 된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이들에 대한 단순 동조나 돌아가면서 인사했다는 것이 미담처럼 회자되고 있는데 위험한 징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몽구' 갈무리)

이어 윤 대통령은 국회에 군인 200여 명을 투입하면 국회를 마비시킬 수 있고 시민들이 1000여 명밖에 모이지 않는다는 걸 1차 계엄으로 실험했다면서 "경찰 병력만 장악한다면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예정대로 국회의원을 체포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임 소장은 "계엄군은 명백한 반란군"이라며 "철수하면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미안하다고 하고, 총 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하는데 이걸 미담처럼 소비하는 것은 위험한 징조"라고 재차 힘주어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허재현 리포트액트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개 숙인 한 계엄군 사진을 올리면서 "오늘 항의하러 국회 앞으로 몰려온 시민들에게 허리 숙여 '죄송합니다'라고 말해주고 간 이름 없는 한 계엄군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 계엄군이 밀쳐 벽에 부딪힌 남성을 다른 계엄군 두 명이 안아주고 다독이는 영상도 주목받았다. 이에 누리꾼들은 "시키면 해야 하는 군인 안타깝다", "군인들은 무슨 죄냐", "우리 아들들 같아서 마음 아프다" 등 계엄군을 동정했다.

아울러 이날 오전 2시 3분쯤 국회 경내에서 군부대 전원이 철수하는 모습을 본 일부 시민들은 손뼉을 치며 "고생했어", "잘 가라", "우리 아들들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계엄군을 다독이기도 했다.

('비디오머그' 갈무리)

이와 관련 임 소장은 "만약 강제로 끌려갔다면 분명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시에 따라서 총을 들고 국회에 난입한 분명한 사실이 희석돼서는 안 된다"며 "우리 법은 단순히 지시한 대로 따른 사람도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고 반란군에서 임무 수행하면 그 자체로도 중벌에 처한다고 적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인들이 위법한 명령을 받고 이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시위대에 물리력을 행사하거나 불법적 행동을 한다면, 사실상 불법적 행동을 하지 않아도 출동 자체가 불법이라고 인지했다면 그러한 행동에 동조한 것 자체가 군인 본인의 인생을 망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임 소장은 "마찬가지로 이번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난 잘 몰랐다. 시키는 대로 했다'고 말했는데, 그럼 박 참모총장이 불쌍한 사람이 되는 거냐? 그렇지 않다. 이런 물타기에 넘어가선 안 된다"고 했다.

동시에 "시키는 대로 했건, 억지로 했건, 어쩔 수 없이 했건 뭐든 간에 이런 식으로 200여명의 군대만 동원하고 준비만 좀 더 잘한다면 대한민국을 전복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며 "이걸 엄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다시 한번 계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