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다시 불붙나"…주말 '윤석열 퇴진' 집회, 탄핵 정국 분수령

7일 국회 앞서 비상계엄 선포 후 첫 주말 촛불집회
노동계 파업·시국선언 잇따르며 시민들도 참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마친 뒤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첫 주말인 7일 촛불집회가 향후 정국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 오후로 예정된 국회 탄핵안 표결 역시 촛불집회 열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정치인과 정당 입장에서는 촛불집회 열기에 따라 탄핵 반대 입장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노총,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참여연대 등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는 7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내란죄 윤석열 퇴진 범국민촛불대행진' 집회를 개최한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난 이틀간 서울, 대구, 광주, 대전, 천안, 창원, 제주 등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전날 오후 6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내란범 윤석열 퇴진 시민촛불'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만 명이 참가했다. 전날 같은 곳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여한 인원(1만 명)보다 2배 늘었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 이후 촛불집회에는 백팩을 맨 청년부터 서류 가방을 든 코트 차림의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앞서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됐던 '정권 퇴진' 집회와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리는 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었던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이후 집회 참여 문화가 다소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비상계엄이라는 초유 사태가 벌어진 데다 노동계 총파업과 대학가 시국선언도 잇따르면서 집회 참여 열기가 확산하고 있다.

2016년 탄핵 정국 당시에도 세월호 참사, 국정교과서 도입, 임금피크제 등과 관련 노동계와 시민단체 집회가 이어지다 '최순실 게이트' 사건을 기점으로 시민들이 참여하는 촛불집회로 번졌다.

대학생 김서윤 씨(21)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중학생이라 집회 같은 일들을 잘 몰랐는데, 이번 비상계엄 이후 정치가 내 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실감해서 집회에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우들이 시국선언을 하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 시험공부하느라 평일에는 못 나가도 주말엔 나가자고 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회사원 이 모 씨(29)는 "직장이 여의도라 일을 마치고 근처에서 회식하다 나와 하늘에 헬기가 날아다니는 걸 봤다"며 "국가가 시민들을 위협하는 일이 하루아침에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느끼고 2016년 탄핵 정국 때 사뒀던 촛불 조명을 꺼내 집회에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2016년 박 전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던 촛불집회는 10월 29일에 시작된 뒤로 매주 토요일 열렸고 12월 9일 탄핵안 가결을 이끌어냈다. 집회는 연말에도 계속돼 참석 인원이 누적 1000만 명을 넘어섰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