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만 흘리는 여성, 난간 넘어 팔부터 붙잡았다"…한강서 생명 구한 시민
- 김송이 기자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한 운전자가 한강 다리에서 세상을 등지려 하는 여성을 발견해 구조한 사연이 전해졌다.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분당수서로 건대입구 쪽 한강 다리 투신 목격 후 조치'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일요일 오전 11시 정도에 분당수서로에서 건대입구 쪽으로 빠지는 구간 한강 다리에서 30대 후반~4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여성분이 난간에 앉아 멍하니 앞을 바라보고 있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바로 갓길에 비상등 켜고 서서 난간을 넘고 제가 팔부터 먼저 붙잡았다"며 "붙잡자마자 더 뛰어내리려고 하길래 왠지 자극하면 안 될 것 같아서 112 신고 후 갓길에 정차한 다른 여성 한 분, 남성 두 분이랑 같이 팔 붙잡고 소방대원 올 때까지 기다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 씨는 "대화 자체가 안되고 멍하니 눈물만 흘리고 있길래 우선 다른 여성분이 뒤에서 꽉 끌어안고 남성분이랑 저랑 팔을 붙잡고 있었다. 제일 먼저 한강에서 소방 보트 2대가 신고한 지 5분도 채 안 돼 바로 오더라. 그러고 나서 소방차가 바로 와서 힘으로 (여성을) 끌어내리고 상황은 종료됐다"고 전했다.
그는 "여성분이 며칠 동안 밥도 제대로 못 먹은 것 같았다"며 "뼈밖에 안 남았더라.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감히 그분의 마음을 헤아릴 순 없어도 꼭 희망 잃지 않고 우울증 극복하셨으면 좋겠다. 주말 아침부터 마음 씁쓸한 일이 있어 슬픈 주말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잘하셨다. 한 생명 살리셨다", "이런 날씨에 스스로 명을 달리하면 더 안 좋은데 잘 이겨내시면 좋겠다",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살아낼 힘을 얻길" 등의 댓글을 남겼다.
syk1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