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범죄자 검거 생중계하던 유튜버…'사적제재' 법원의 판단은?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마약 범죄자를 유인한 뒤 신고해 검거 과정을 생중계하던 유튜버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7단독 김선범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전직 유튜버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지난 13일 선고했다.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내렸다.

A 씨는 지난해 3월 1일 마약을 투약하는 사람을 유인하기 위해 채팅앱에서 28세 여성을 사칭하며 '○○○○(필로폰을 뜻하는 은어) 먹고 싶다', '○○○○ 뭔지 아시는 분' 이라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법정에서 "수사에 도움을 줄 목적으로 한 행위라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취지로 말하며 정당한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마약 범죄자를 유인해 검거 과정을 생중계하는 영상 콘텐츠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법원은 "필로폰을 의미하는 은어와 '먹고 싶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는 투약하고 싶지만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리며 수수 또는 매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필로폰을 매수 또는 수수하는 행위에 관한 정보를 광고한 것은 너무나도 명확하다"고 판단했다.

또 "마약 사범 검거라는 목적이 어느 정도 있었다고 하더라도 여성으로 행세하는 등의 행위는 마약 범죄를 저지를 의사가 없던 사람도 자칫 다른 마음을 먹게 할 수 있는 옳지 않은 점"이라며 "죄질이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