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때 학업·직장 포기하고 달려온 재일학도의용군 더 있었다
진실화해위, 지난 2월 직권조사 결정…한국전쟁 참전자 추가 확인
군번도 없이 미·국군 배속…일부는 일본 귀환 못하고 한국 정착
-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재일학도의용군이 기존에 알려진 642명 외에도 추가 인원이 한국전쟁에 참전한 사실을 직권조사로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다만 자료의 한계로 인해 모든 참전자를 조사하지 못해 추가 확인된 인원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진실화해위는 지난 19일 오전 열린 제91차 전원위원회에서 재일학도의용군이 한국전쟁에 참전, 대한민국 주권 수호에 기여했다며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앞서 진실화해위는 재일학도의용군 한국전쟁 참전이 역사적으로 중요하고 진실규명이 중대하다는 이유로 지난 2월 6일 직권조사를 결정했다.
조사 결과 현재 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 회장 박운욱 씨(96)와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단장을 역임한 박병헌 씨(96) 등을 비롯한 당시 학생과 청년들이 일본에서 학업과 직장을 포기하고 자발적으로 한국전쟁에 참여한 사실이 확인됐다.
재일학도의용군은 제1진부터 제5진 등 다섯 차례에 나뉘어 출전했다. 제5진을 제외한 의용군은 군번도 없이 미군 또는 국군에 배속됐다.
미군에 배속된 재일학도의용군 중 일부는 국군으로 편입돼 간부시험을 보고 장교로 복무하거나, 하사관이나 일반 사병으로 참전해 공적을 세웠다. 미군 부대에 배속돼 일본 현지에서 제대한 일부 의용군은 재지원 후 국군으로 편입돼 하사관으로 복무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제대 명령을 받은 의용군은 관계 당국 협조로 260여 명이 일본으로 귀환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으로 일본이 주권 국가로 독립하면서 의용군의 귀환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240여 명의 의용군은 1953년 7월 휴전 협정 후 일본으로 귀환하지 못하고 한국에 정착했다.
진실화해위는 재일학도의용군 참전자 수가 기존에 알려진 642명 외에 추가로 확인됐다며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관계 기관이 참전 인원과 활약상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 역사 교과서에 적극 반영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진실화해위는 이 밖에도 한국전쟁기 △충북 옥천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희생자 13명 △경북 영천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희생자 28명 △전북 완주·정읍·남원·부안 희생자 14명 △경남 양산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희생자 26명 △부산과 경남 고성·거제·통영 희생자 10명 △전남 해남 희생자 46명 △전남 장흥 희생자 29명 △인천·부천 희생자 5명 등이 군경에 의해 불법적으로 살해된 사실을 확인하고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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