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몰래 코인 투자, 3000만 원 빚까지…이혼 사유 될까요" 아내 고민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배우자 몰래 코인에 투자했다가 수천만 원의 빚이 생길 경우 이혼 사유가 될까.

지난 15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남편 모르게 코인에 투자했다가 3000만 원의 빚을 지게 된 여성 A 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A 씨는 "맞벌이 부부로 자식이 없다. 결혼 후 함께 모은 돈이 제법 있다. 남편은 결혼 전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상속받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제 경우 신용이 좋지 않은 부모님이 제 명의로 아파트를 산 적이 있다. 이 사실을 남편에게 말하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얼마 뒤 부모님은 시골로 내려가 살고 싶다면서 아파트를 결혼한 남동생에게 주고 싶어 했다. 그러나 남동생은 아파트가 직장과 멀어 살지 않겠다고 했다. 제 가족은 회의 끝에 아파트를 팔았다"라고 전했다.

그는 "부모님은 저에게 그동안 고생했다며 1억 원을 줬고 나머지 돈은 남동생 전세금에 보탰다. 그렇게 1억 원이 생긴 저는 코인에 투자했다. 그걸로 살림도 꾸렸다. 그런데 코인 불장 덕분에 잠깐 이익을 봤지만 결국 큰 손실을 봤다"라고 털어놨다.

손실을 복구하고 싶었던 A 씨는 3000만 원을 대출받아 코인에 투자했다. 이후 남편이 우연히 대출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A 씨는 "어떻게 된 건지 따지는 과정에서 1억 원의 전후 사정을 알게 됐다. 남편은 1억 원을 받은 것도 숨기고 빚낸 것도 숨긴 저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며 헤어지자고 말했다. 저는 남편과 헤어지고 싶지 않다. 남편은 부모님 아파트까지 재산분할 대상이라며 우기는 데 섭섭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라고 토로했다.

박경내 변호사는 "결혼 전 부모님이 자식 명의로 아파트를 매수해서 살고 있다는 사정은 그 자체만으로는 이혼 사유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돈을 받은 사실을 남편에게 알리지 않은 것도, 그 자체로는 이혼 사유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자 몰래 3000만 원을 투자하고 빚을 진 경우에는 이혼 사유가 되냐"라는 물음에 "그 자체만으로는 이혼 사유라고 볼 수 없을 것 같다. 재산 상태에 대해 솔직하지 못했던 것으로 인해 신뢰를 잃은 것은 민법 제840조 제 6호의 예외적인 이혼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두 분 앞으로 상당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3000만 원의 빚으로 두 분 생계에 당장 문제가 생길 정도가 아니라면 그 사실만으로 이혼 사유가 성립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사연자님께서 배우자에게 잘못한 것은 사실이니 혼인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 일을 계기로 부부관계가 악화해 혼인 관계 파탄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이혼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연자가 결혼 후 부모님에게 받은 1억은 부부 공동재산으로 볼 수 있으며 남편이 상속받은 아파트에 대해 기여도를 주장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