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월급 수령액, 왜 이 모양인가요?" 명세서 못받은 직장인 24%

"1년 6개월 정도 다녔는데 근로계약서나 임금명세서를 전혀 받지 못했고 통장에 급여 입금 내역만 있습니다. 기본급과 식대 정도만 알고 있는 상황이라 퇴직금을 제대로 정산받은 것인지 확인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직장갑질119 상담 내역 중)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임금명세서 교부가 의무화된 지 3년이 됐지만 여전히 직장인 4명 중 1명꼴로 임금명세서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월 2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임금명세서 교부 여부' 설문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p))를 진행한 결과 "교부받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률이 23.8%에 달했다.

특히 고용이 불안정하고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임금이 낮을수록 임금명세서를 못 받았다는 응답이 많았다.

300인 이상 기업(13.1%)보다는 5인 미만 기업(55.7%)에서, 정규직(9%)보다는 비정규직(46%)에서 상대적으로 '미교부' 응답이 높았다. 사무직(8.4%)보다 비사무직(39.2%), 월평균 임금 500만 원 이상(4.2%)보다 150만 원 미만(59.5%)에서도 '미교부' 응답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9월 4일~11일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임금명세서를 교부받지 못했다는 응답은 21.9%로 올해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비정규직의 경우 '임금명세서 미교부' 응답률이 지난해 39%에서 올해 46%로 7%p 더 높아졌고 월평균 150만 원 미만 저임금 노동자도 '미교부' 응답률이 지난해 47.3%에서 올해 59.5%로 무려 12.2%p 늘었다.

임금명세서는 월급이 제대로 지급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임금명세서가 없으면 노동자는 임금체불을 인지하거나 입증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법규상 임금명세서를 교부하지 않거나 필수사항을 누락 또는 거짓 기재한 사용자는 5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1월 19일부터 올해 8월까지 임금명세서 미교부로 과태료가 부과된 비율은 15%에 그쳤다.

홍석빈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임금명세서 미교부 문제를 방치하는 것은 임금체불 문제까지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며 "집중적인 관리 감독과 법 위반 사업주들에 대한 엄격한 과태료 부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