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남아, 매트 속 "살려달라" 발버둥…태권도 관장은 더 괴롭혔다[영상]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넉 달 전 경기도 양주의 한 태권도장 관장이 4세 남아를 매트 사이에 거꾸로 집어넣고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당시 CCTV가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1일 JTBC 뉴스가 공개한 CCTV 영상에는 고(故) 최이안 군이 살려달라고 발버둥 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더 괴롭히는 관장 A 씨의 모습이 담겼다.
사건이 발생한 7월 12일 오후 7시 6분, 키 101c㎝에 몸무게 14㎏으로 또래보다 몸집이 작고 약했던 최 군이 관장 손에 끌려 나왔다. 관장이 잡아당기자 최 군은 다른 아이와 부딪혔다.
오후 7시 7분, 최 군은 관장 A 씨를 올려다보며 말을 건넸다. 그러자 A 씨는 손바닥으로 최 군의 머리를 여러 차례 때렸다. 이어 벽에 세운 매트로 밀고 가더니 번쩍 던져 매트 상단에 최 군을 매달았다.
오후 7시 8분, 최 군이 못 버티고 떨어지자 이번에는 거꾸로 매달았다. 또다시 떨어지자, A 씨는 최 군을 들어 쌓아 둔 매트 위에 올려놨다. 최 군은 체념했는지 힘이 빠졌는지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오후 7시 9분, A 씨는 돌돌 말아 세워 놓은 매트 구멍에 최 군을 거꾸로 집어넣었다. 축 늘어진 허벅지를 다시 잡아 쑤셔 넣고 엉덩이를 못질하듯 내려쳤다. 최 군은 저항하지 못했다.
오후 7시 11분, 움직일 수도 숨을 쉴 수도 없게 된 최 군은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매트 사이 공간은 20㎝가 채 안 됐다. 이때 도장 안 아이들은 자꾸 매트를 쳐다봤다, 최 군이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후 7시 15분, 어느 순간 최 군의 목소리가 잦아들기 시작했고 다리는 늘어졌다. 그러자 태권도장 사범 B 씨는 최 군의 다리를 당겼다, 폈다 할 뿐이었다. 동시에 최 군은 신경 쓰지 않은 채 매트 옆에 기대있다가 물구나무를 서며 장난쳤다.
오후 7시 16분, 최 군은 점점 매트 아래로 사라졌고 다리가 완전히 들어가기 직전 마지막 발버둥을 쳤다. B 씨는 매트 속만 들여다보고 끝내 최 군을 꺼내지 않았다.
최 군을 매트 안에서 꺼내기까지 27분이 흘렀다. 뒤늦게 A 씨가 최 군을 안고 뛰었지만 이미 늦었다. 다시 도장 안 아이들은 깜짝 놀란 듯 자리를 비켰다.
최 군의 사인은 '저산소성 뇌 손상'이었다. A 씨는 사건 직후 이 장면이 담긴 CCTV부터 삭제한 뒤 "숨진 아이를 평소 아꼈고 장난으로 그랬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A 씨 측은 "다른 아이들도 수없이 매트에 넣었다"며 "학대로 사망한 게 아니라 부모가 아이의 연명 치료를 중단해서 숨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최 군의 모친은 "(병원에) 식물인간이라도 좀 만들어줄 수 있겠냐고 제발 부탁 좀 한다고 무릎 꿇고 빌었다"면서 결국 아들이 병원에 누운 지 11일째 되는 날 연명 치료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모친은 "(화장장에) 관이 오지 않냐. 관이 너무 작았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어 "(A 씨에게) 'CCTV를 왜 지웠냐'고 물어봤더니 유치장에 있을 때는 '별거 없다'고 했다"며 복구한 CCTV를 보고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끝으로 모친은 "(직원들이) 안 죽였다고 해서 자기 죄가 없는 게 아니다. 상황 판단 못 할 나이도 아니고 애가 그렇게 됐으면 꺼냈어야지"라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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