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교통사고 당했어요"…자동차보험 배상 받으려면[동물법전]

(서울=뉴스1) 소혜림 변호사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강아지랑 산책 나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급히 동물병원에 갔는데 보험사에서 치료비 지급을 못하겠대요. 어쩌죠?"

반려동물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보험사에서 치료비 지급을 거부한다며 해결책을 알려달라는 문의가 적지 않다.

먼저 알아둬야 할 점은 현재 자동차보험 체계에서 반려동물은 여전히 '물건'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교통사고로 반려동물이 죽거나 다쳐도 이는 물적 손해로 간주돼 가해 차량 자동차보험의 대물배상 담보 약관에 따라 배상이 이뤄진다.

원칙적으로 물건의 경우 수리비용이 교환가치를 넘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반려동물의 치료비는 처음 데려올 당시 입양가를 넘기가 힘들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이러한 약관을 기계적으로 적용해 교통사고가 났을 때 반려동물의 치료비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

이처럼 사고 가해자와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로서 배상책임을 인수한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끝내 거부하는 경우, 피해자는 이에 대해 소송을 통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보험금 지급 거절을 원인으로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실제 사례를 보면, 기존 대물배상의 원칙에서 벗어나 반려동물의 치료비뿐만 아니라 위자료까지 배상하라는 취지의 판결이 다수 존재한다.

일례로 2018년 대전지방법원은 교통사고를 당한 반려견이 우측 대퇴골절, 골반복벽파열, 괄약근 반사 없음의 상해를 입게 되자 치료비를 손해배상액으로 인정해 준 바 있다.

사건을 보면 가해 차량의 보험사에서는 "불법행위로 물건이 훼손됐을 때 수리 또는 원상회복이 가능한 경우에는 수리비 또는 원상회복에 드는 비용을, 수리 또는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거나 그 비용이 과다한 경우에는 훼손으로 인해 교환가치가 감소된 부분을 통상의 손해로 보아야 한다"며 손해배상 범위가 반려견의 교환가치(입양비)를 초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반려견의 경우 소유자가 정신적인 유대와 애정을 나누는 대상일 뿐 아니라 생명을 지닌 동물"이라며 "반려견에게 상해가 발생할 경우 보통의 물건과 달리 그 교환가격보다 높은 치료비를 지출하고도 치료를 할 수밖에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면서 사고를 당한 반려견의 치료비인 약 580만 원을 손해배상액으로 인정했다.

이뿐 아니라 보험사에서 "반려견의 손해는 물적 손해에 해당하므로, 물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는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데 대해서도 재판부는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반려견의 경우 보통의 물건과 달리 소유자가 정신적인 유대와 애정을 나누는 대상일 뿐 아니라 생명을 지닌 동물"이라며 "반려견이 상해를 입음으로 인해 그 소유자인 피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게 될 것임은 교통사고를 일으킨 불법행위자 또한 알았거나 알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면서 위자료 또한 250만 원을 인정했다.

이 같은 사례 외에도 2011년 서울중앙지방법원도 동일한 취지로 가해차량 보험사에 대한 배상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은 반려동물에게 발생하는 대부분의 사고가 목줄 없이 외출했다가 발생하는 사고라는 점이다.

판례에서는 반려동물의 소유자는 동물에 목줄을 매어 반려동물이 진행하는 차량 앞을 지나는 등의 돌발행동을 하지 않도록 보호·관리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사고 당시 목줄을 하지 않은 경우 반려동물의 소유자가 그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통상적으로 피해자 측의 과실을 50% 가량 인정하는 추세다.

따라서 평소 외출을 하는 경우 반드시 목줄을 매어 반려동물에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만일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위와 같은 실제 사례를 들어 보험사에 적극적으로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글=법무법인 해성 소혜림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정리=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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