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힘들어서 차마 볼 수 없다"…이태원참사 현장 찾은 유가족

2주기 사흘 앞두고 추모식…4개 종단 참여해 기도회
서울광장으로 행진 시작…6시 34분부터 시민 추모대회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가 참사 2주기를 사흘 앞둔 2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4개 종단 기도회를 열었다. / 이태원참사 시민 대책회의 제공

"마음이 힘들어서 차마 볼 수가 없습니다."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10·29 이태원참사 2주기를 사흘 앞둔 26일 유가족들이 시민 추모대회를 열었다.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오후 1시 50분부터 참사가 발생했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옆 골목에서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식을 개최했다.

보라색 옷을 입고 참사 현장을 찾은 유가족들은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람 6명이 나란히 서기만 해도 꽉 차는 폭 2m짜리 비좁은 골목에 들어서면서 한 수녀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딸이 희생됐다는 한 여성 유족은 현장을 차마 보지 못하고 약 3m 떨어진 곳에서 눈물만 쏟아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골목에) 들어가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오후 1시 59분부터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차로에서 4개 종단(원불교·기독교·천주교·불교) 기도회를 열었다. 희생자 159명을 기린다는 의미다.

이후 유가족들은 오후 2시 50분쯤 이태원역에서 출발해 용산 대통령실과 이태원참사 특조위를 거쳐 서울광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시민 추모대회는 서울광장에서 오후 6시 34분에 열린다. 오후 6시 34분은 참사 당일 최초 신고가 접수된 시간이다.

시민 추모대회는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인사말과 함께 생존피해자 이주현 씨, 김종기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송기춘 이태원참사 특조위원장 등의 추모사로 진행된다. 여야 7개 정당 원내·상임 대표도 참석해 추모사를 한다.

희생자를 기리고 애도의 뜻을 담은 공연도 진행된다. 임영웅 지휘자의 지휘로 웨슬리 오케스트라 연주를 비롯해 종합예술단 '봄날'의 합창 공연, 가수 하림의 추모 공연이 이어진다.

이날 추모대회를 맞아 서울광장에서는 시민 참여 부스를 운영한다. 이태원참사 특조위도 서울광장에 부스를 차려 참사 생존자와 구조자,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진상규명 조사 신청과 제보 등을 받을 예정이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