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학회장 "위고비 맞다 끊으면 말짱 도루묵…심한 탈수, 콩팥 손상도"

김경곤 교수 "비만은 질병…저소득층 감안해 건보 적용 필요"

24일 서울 강남구 365mc의원 강남본점에서 의료진이 비만 치료제 ‘위고비’ 상담을 하고 있다. 위고비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소화 속도를 늦추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호르몬을 모방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다. 2024.10.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평균 15% 감량 효과를 가져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다이어트약 '위고비'에 대해 초고도 비만 환자 등을 위한 약으로 봐야 한다며 일반인들의 경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아시아 오세아니아 비만학회장인 김경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론 머스크 등 유명인들이 위고비를 68주간 맞은 결과 평균 15% 가량 체중이 빠졌다는 것과 관련해 "생활 습관 개선에 신경을 쓰면 20% 이상도 빼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니 뚜렷하게 체중이 빠진 것 맞다"라며 효과적인 약제임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뇌 식욕 중추에 '더 이상 먹고 싶지 않다' 작용…1주일에 한 번 주사

작용 원리에 대해 김 교수는 "우리 몸 안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장 호르몬(GLP1)을 약간 변형시켜서 만든 약물로 먹으면 뇌에 작용해서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뇌에 있는 식욕 중추에서 음식을 더 이상 먹고 싶지 않게 만드는 그런 원리로 해서 체중이 빠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약 방법에 대해선 "일주일에 한 번 피하 주사로 투여하며 경구용(먹는 약)은 당뇨약으로만 승인돼 있다"고 했다.

지속 기간에 대해선 "한 번 맞으면 약효는 1주 이상 충분히 지속이 된다"고 말한 김 교수는 문제는 "맞다가 끊으면 다시 돌아간다"고 했다.

끊으면 바로 원위치…생활 습관 개선과 함께해야

즉 "혈압약을 먹다가 끊으면 혈압이 다시 확 올라가는 것과 같다"는 것으로 "비만 치료제를 쓰다가 중단하면 다시 원상태로 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했다.

김 교수는 "비만은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하는데 의지대로 안 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에 약의 도움을 좀 받는다는 정도로 생각해 생활 습관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춰야지 약만 가지고 빼겠다 한다면 끊으면 원래대로 바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위고비 부작용은 자잘한 것까지 따지면 굉장히 많지만 몇 가지 중요한 부작용은 갑작스럽게 식욕이 확 떨어지면 물도 잘 안 드는 분들이 있어 심한 탈수가 올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식욕 감퇴와 함께 물마저 적게 마셔 심한 탈수에 따른 콩팥병…급격한 감량, 담낭염 유발

김 교수는 "심한 탈수는 콩팥에 손상을 줘 급성 콩팥병이 생기는 문제점이 있고 위고비뿐이 아니라 강력한 체중 감량을 하면 담석이 잘 생기며 담석에 의한 담낭염도 잘 생긴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혈당조절이 잘되지 않는 2형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당뇨병 합병증인 망막증이 혈당 조절이 잘 되면 좋아져야 하는데 위고비를 잘못 쓰면 혈당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확 시력이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따라서 "큰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을 꼭 감안해야 하며 그런데도 치료의 효과가 훨씬 더 이익이 굉장히 크다 할 때 쓰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제2형 당뇨환자 사용 시 주의…비싼 약값 '유통과정 많은 마진' · 건보 급여 혜택 못 받는 문제점

김 교수는 또 다른 문제점으로 비만을 질병으로 보지 않는 관계로 위고비가 건강보험 적용을 못 받는 점을 들었다.

그렇기에 "판매자가 가격을 마음대로 정할 수가 있다. 비싸게 받는 데도 있고 조금 저렴하게 판매하는 데도 있고 판매하는 병원, 약국, 모두 다 가격이 서로 다르다"고 했다.

김 교수는 "유통과정에서 마진을 많이 붙여 정말 필요한 사람들은 가격이 너무 비싸서 쓰기 힘든 그런 상황이 되고 있다"며 유통구조 개선, 의료보험 급여 적용을 희망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