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달리는 자전거에 '연쇄 날아 차기'…경찰 앞에선 '실실' 웃었다

(JTBC '사건반장')
(JTBC '사건반장')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한강공원에서 달리는 자전거에 '묻지마 날아 차기'를 해 다수의 시민을 다치게 한 남성이 공분을 사고 있다.

22일 JTBC '사건반장'은 지난 20일 오후 2시 반께 서울 한강철교 부근 한강공원에서 찍힌 자전거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한 남성은 자전거 전용 도로를 달리고 있는 자전거를 향해 다짜고짜 날아 차기를 했고, 자전거는 그대로 고꾸라졌다.

자전거를 타고 있던 50대 남성은 자전거에서 떨어지며 크게 다쳤으나 가해자는 태연하게 현장을 벗어났다.

남편 바로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가 범행 장면을 다 지켜본 피해자의 아내 A 씨에 따르면 가해 남성은 날아 차기 후 걸어가면서 몇 번이나 뒤돌아보고 비웃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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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쓰러진 남편을 붙잡고 다급하게 "저 사람 좀 잡아주세요"라고 외쳤고, 주변에 있던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가해자 뒤를 쫓았는데, 가해자는 바로 5분 뒤 동작대교 근처에서 또 똑같은 사고를 쳤다.

두 번째 피해자인 20대 남성 B 씨는 "가해자가 20~30m 앞에서 손을 좌우로 흔들면서 저한테 비키라는 듯한 손짓을 했다. 근데 저는 인도와 자전거 도로 사이 실선을 밟지도, 넘지도 않았는데 그 사람이 제 옆을 지날 때 갑자기 점프하더니 저의 가슴과 쇄골 쪽을 발로 찼다. 제가 넘어지고 그 사람을 봤는데 뒤도 안 돌아보고 걸어가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B 씨는 당시 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있었는데, 이를 본 친구가 가해자를 따라가며 영상을 찍었고, B 씨는 가해자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바로 경찰에 신고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알렸다.

곧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는데 가해자는 한쪽 손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크게 박장대소까지 하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당당하게 "제가 발로 찼다"며 "제가 보행자 길로 가면서 비켜달라고 했는데도 자전거가 제 앞으로 와서 발로 찼다"고 거짓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에 의하면 가해 남성은 앞서 여의도 부근에서 이미 다른 시민에게 날아 차기를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남성은 동쪽으로 이동하며 A 씨, B 씨를 포함해 당일에만 최소 3명에게 '묻지마 폭행'을 저지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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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남편 쇄골이 완전히 부서졌다. 생각보다 골절이 심해서 밑에 철심을 대고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더라. 그동안은 90도 이상 팔을 들 수 없다는데 남편 직업이 요리사다. 그래서 직장에서도 오래 기다려줄 수 없다고 퇴사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경찰로부터 참고인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연락을 받았다가 가해자가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분노했다.

사연에 들은 박지훈 변호사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중상해를 입힌 상황이다. 가해자의 범행 동기도 그렇고 상습적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구속을 고려해 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미간을 찌푸렸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