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성형외과서 지방흡입술 하다 턱 뚫렸다…진료기록에 '동맥 손상 출혈'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한 여성이 2년 전 서울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에서 지방흡입과 리프팅 시술을 받았다가 동맥이 손상돼 지옥을 경험했다고 피해를 토로했다.
지난 2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 씨는 2022년 12월 서울 강남의 한 유명 성형외과에서 이중 턱 지방흡입과 실리프팅 시술을 받았다.
A 씨는 "병원 의사가 동시에 하는 것을 추천해서 같이 진행했다"며 "근데 병원 건물에 있는 약국에 가는데 얼굴이 터질 듯이 아프고 심하게 부어서 시술 직후에 나타나는 증상인 줄 알고 가볍게 넘겼다"고 말문을 열었다.
당시 A 씨의 얼굴을 본 직장 동료는 과거 성형외과에서 근무했다고 밝히며 "이건 성형 때문에 생긴 부기가 아닌 것 같다. 빨리 다시 병원에 가봐라"라고 조언했다.
더 이상 숨을 쉬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자 A 씨는 곧장 병원을 찾아갔고, 병원 측은 "알레르기 반응 같다. 응급실에서 긴급 처치 받으면 된다"고 안내했다.
이후 A 씨가 정신을 잃고 깨어났을 땐 의사가 A 씨 턱에 구멍을 뚫어서 피를 빼고 있었다고 한다.
A 씨는 "기도도 거의 막힌 상황이었다. 간호사들이 숨구멍 막히는 걸 막으려고 손가락으로 혀를 눌러 뚫었다"며 "빨리 다른 병원 응급실에라도 갔으면 좋았을 텐데 전혀 그런 조치 없이 그 병원에서 막 하다 보니까 시간이 지체되고 저는 또 중간에 기절하는 상황이 6시간 동안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A 씨의 턱 주변에 피멍이 심하게 든 것에 대해 의사는 "혈관이 약해서 출혈이 생겼다"면서 얼굴에 생기는 모든 문제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A 씨는 의사 말을 믿고 혈종 녹이는 주사, 고주파 치료 등 다양한 처치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피멍이 온몸으로 번지고 얼굴에는 수시로 경련이 오고 마스크만 스쳐도 아플 정도로 통증도 심해지자, A 씨는 의사에게 "좋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고 호소했다. 그러자 의사는 "시간이 약이다. 지나면 돌아올 거다"라며 A 씨를 달랬다.
참다못한 A 씨는 병원 응급실을 찾아가 진료 기록을 떼봤다가 충격받았다. A 씨는 "응급실 기록지에 동맥 손상에 의해 출혈이 났다고 쓰여 있더라. 그걸 보고 정말 배신감이 들었다"며 "동맥이 손상됐다는 얘기는 전혀 못 들었다. 의사를 찾아가 '왜 얘기를 안 했냐. 내가 죽을 뻔한 거 아니냐'고 따졌더니 의사는 '우리가 빨리 대처해서 죽지는 않았을 거다'라는 식으로 얘기하더라"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A 씨는 의료감정원에 이를 의뢰했고, 의료감정원 측은 "출혈 부위가 시술과 관련된 부위이기 때문에 외상성 손상이 원인으로 보이고, 호흡 곤란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의사는 의료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나, 성형외과 직원은 A 씨와의 통화에서 이를 인정했다고 한다.
A 씨가 "이게 의료사고인 거 맞지 않냐"고 하자, 직원은 "맞다. 원장님도 인정하고 제가 봐도 이거는…어쨌든 환자분이 여기서 끝까지 마무리하겠다고 하면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걸 다 해드리는 게 맞다. 원장님 입장에서는 지방 흡입을 다시 할 순 없고 뭐라도 더 해줄 거라고 저한테 얘기했다"고 말했다.
A 씨는 "병원에 다니고 있지만 더 이상 치료할 방법도 없다고 해서 그냥 나아지길 기다리는 중"이라며 의사 권유만 믿고 시술한 걸 후회하고 있다. 어떤 시술이라도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여성들이 이걸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sb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